2025년 9월 8(월) - 빌레로부터 온 이야기-'기대와 실망을 넘어, 참된 소망으로'_윤태현 목사
2025-09-07 21:34:18
묵상 관리자
조회수 77
몇 해 전, 감귤농장 한 귀퉁이에
심은 적 없는 넝쿨이 자라났다.
자라나는 모양이 전에 심어본 참외와 같았다.
내가심은 적 없지만, 시골에서는 종종 이런 일이 있어
‘누가 몰래, 변을 보고 갔나?’ 생각했다.
계절이 변하고, 넝쿨에 꽃이 피고 질 때도
그저 그러려니...
그런데 어느 날 열매가 생겨 자라는 걸 보니
어라? 참외가 아니다.
설마 설마 했는데, 점점 모양을 갖추어보니
글쎄 “멜론”이 자라고 있었다.
갑자기 넝쿨은 농장의 주인공이 되었고
점점 자라 완전한 모양의 멜론이 되었을 때는
마치 내가 심은냥 온갖 정성을 다해 보살폈다.
드디어 꼭지가 마르고 수확의 때가 되어
기쁜 맘으로 수확해서 집에 가져왔다.
기대 만발, 이 귀한 멜론이 두덩이나..
“엥? 아무 맛도 안 나는데?”
모양도 같고 향도 그럴싸했는데
정작 맛은 기대하던 것과 영 달랐다.
지난 몇 날의 기대가 큰 실망으로 바뀌었고
대상이 없는 원망이 쏟아졌다.
내 맘대로 지우고 그리기를 반복했던 하나님 나라는
사실은 한 번도 약속 받은 적 없던 나라였다.
하늘을 이 땅에 반영해야 하는 우리는
자꾸만 이 땅을 하늘에 투영하려고 한다.
그렇게 늘 먹음직하고 보암직한 ‘멜론’이 나를 유혹한다.
"너희는 상수리나무에 기대를 걸었던 일을 부끄러워할 것이며 그렇게도 좋아하던 동산에 실망하리라.
너희는 잎이 시든 상수리나무같이, 물 없는 동산같이 되리라." (이사야 1장 29-3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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