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읽는 지혜 - 수관기피 (유대은)
2026-03-26 08:54:24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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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읽는 지혜 – 수관기피
숲에 가면 하늘을 올려다 본다.
내 키보다 높은 존재들이 얼마나 많은지.
바람에 흔들리는 교목들의 춤사위를 본다.
나무와 나무 사이의 틈이 있어 그 사이로 내리는 빛살이 신비롭다.
틈은 서로의 영역을 지켜주는 나무들의 약소처럼 보인다.
‘수관기피’
나무끼리 간격을 유지해 수관을 지켜 생존하는 방식.
이 현상은 나무뿐 아니라 그 곳에 사는 모든 생명에도 영향을 준다.
새에게는 나무와 나무 사이의 비행할 충분한 공간을 주고
그늘진 숲의 땅에는 발아에 필요할 만큼 빛이 도달한다.
아무리 검은 숲(Schwarzwald)이라 해도 틈은 존재한다.
한 달 전부터 집 뒷 숲에 섬휘파람새 두 마리가 노래를 한다.
이 두소리는 근접하지 않고 서로 다른 편에서 울린다.
전봇대 전기줄의 찌르레기들도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며 앉는다.
밀화부리도 서로 다른 가지에 앉아 쉰다.
생존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시골길을 다니는 동안 흔히 볼 수 있는 현수막.
수도권으로 전기를 집중하는 고압송전선로 예정 부지 마을마다 반대현수막이 걸려있다.
생존을 위해, 생명을 위해 틈이 필요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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