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지 나들이 중에 내장산에 잠시 들러
제주에서 볼 수 없는 깊은 산세를
한참이나 멍~ 하고 바라봤다.
단풍이 시작되지 않은 내장산은 자칫 밋밋하였으나
다행히 다른 주인공이 숨어 있었다.
이제 막 탐스럽게 익어가는 감나무다.
흔한 감나무가 뭐가 대수일까 싶지만
국립공원 안에 자라는 감나무는 보다 의미 있다.
사실 처음에는 열매를 보고 갸우뚱 했다.
감나무 같긴 한데, 열매가 너무 작았기 때문이다.
한참이나 바라보는 내게, 직원분이 말을 건넨다.
“감이 작지요?”
짧은 대화 속에 의문이 풀려갔는데
자생한 나무는 아니고 국립공원 지정 전에
화전민들이 심은 것과 암자기 있던 시절의 나무인데,
국립공원에서는 임산물에 손을 댈 수 없어서
수확하거나, 가지치기를 하지 않으니
열매가 작아진다는 설명이었다.
그래..
누가 따지 않는 열매는 크고 탐스러워지기보다
볼품없이 작아진다.
이제 아무도 따지 않는 감처럼
필시 동산의 선악과와 생명나무도 볼품없는 열매가 되어
다행히도 먹음직도, 보암직도, 탐스럽지도 않을 것이다.
그래서...
우리 눈에 생명처럼 보이고 지혜처럼 보이는
탐스러운 그 모든 것들은, 진짜가 아니라 가짜다.
주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보아라, 이 사람이 우리 가운데 하나처럼, 선과 악을 알게 되었다. 이제 그가 손을 내밀어서, 생명나무의 열매까지 따서 먹고, 끝없이 살게 하여서는 안 된다."
그래서 주 하나님은 그를 에덴 동산에서 내쫓으시고, 그가 흙에서 나왔으므로, 흙을 갈게 하셨다.
그를 쫓아내신 다음에, 에덴 동산의 동쪽에 그룹들을 세우시고, 빙빙 도는 불칼을 두셔서, 생명나무에 이르는 길을 지키게 하셨다.(창세기 3장 22절-2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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