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의 삶
2023-06-27 11:27:42
최윤식
조회수 448
정년을 맞이하여 은퇴하고, 4월 부터 은퇴목사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했다. 일순간에 모든 것을 내려놓는 것이 허탈할 것 같아 은퇴하자마자 네팔로 날아가 히말라야 트레킹을 20여일 간 했다. 1차는 마르디히말 코스 해발 4,000m 하이캠프에 올랐고, 2차는 4,130m 안나푸르나베이스캠프(ABC), 3차는 4,984m 랑탕 체르고리봉에 올랐다. 1차와 2차 까지 네팔 선교사 최양님목사님이 동행해 주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익산 단비교회 원로목사이신 전병생목사님이 동행해 주셨다. 식당의 음식이 대부분 식물성이라 체력이 고갈되어 힘든 면도 있었지만 자연 속에서 자연과 더불어 생활하는 20여일 간의 삶은 즐겁고 행복했다. 은퇴의 허탈함도 잊을 수 있었고 교회와 교인들에 대한 염려도 모두 잊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귀국한 후에는 백두산과 한라산에 다녀왔다. 9월 총회에서 기장미술인선교회 전시회가 있는데 주제를 평화와 통일로 정했다. 출품할 사진을 마련하기 위해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을 담아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제목을 붙였다.
요즘에는 밭농사에 몰두하고 있다. 장모님께서 유산으로 밭 300평을 물려주셨는데 몇년간 묵혀두었다가 이제사 경작을 해본다. 안 해보던 일을 처음 해보려니 애로가 많다. 그리고 농사 일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낀다.자고나면 솟아나는 잡초를 뽑아야 하고, 비 온다는 소식에 고랑을 내주어야 하고, 허리 굽혀 파종하다보면 허리, 다리, 무릎이 온통 아프다. 모기는 떼지어 노출된 부위를 물어 뜯고, 중천에 떠 있는 태양은 이글거리며 온 몸을 사를듯 한다. 땀이 비오듯 흐르고, 목은 타들어간다. 목회하는 중에 교인들로부터 농산물 대접을 많이 받았는데 그땐 농사짓는 분들의 수고를 실감하지 못해 크게 감사하게 여기지 못했는데, 친히 농사를 지어보니 교인들의 대접이 보통 감사한게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며 죄송한 마음이 든다.
손자들과 함께 과일 따는 즐거움을 맛보고 싶어 감나무, 자두나무, 대추나무 몇 그루를 심었다. 교인이 포도나무 몇 그루 묘목을 주셔서 그것도 심었다. 그리고 들깨와 콩을 심었다. 주변에 숲이 우거져 있고 새들이 떼를 이루고 있어 입으로 얼마나 들어가게 될지는 모르겠다. 여하튼 혼자 다 먹으려니 생각은 안 한다. 새와 들짐승들과 나눠먹고, 하나님이 허락하시는 분량만 먹으며 만족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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