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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큐메니안] "78년 이어진 침묵, 교회는 이제 진실 곁에 서겠습니다"
2026-04-04 19:32:50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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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교단  |  에큐메니안 보도

"78년 이어진 침묵, 교회는 이제 진실 곁에 서겠습니다"

에큐메니칼 개신교계, 제주 4·3 78주년 개신교 추모기도회 송현광장서 열어

임석규 기자  |  에큐메니안  |  2026-04-04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성금요일에 한국 에큐메니칼 개신교계가 제주 4·3 78주년을 맞아 추모기도회를 열었다
▲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 성금요일에 한국 에큐메니칼 개신교계가 제주 4·3 78주년을 맞아 추모기도회를 열고 그리스도인의 죄책을 고백하기도 했다. ⓒ임석규/에큐메니안

"생명의 편에 서야 할 때 침묵하였고 폭력과 배제의 논리를 거스르지 못하였으며, 때로는 그 잘못된 질서에 기대어 이웃의 존엄을 해치는 일에 동조했습니다. 참회와 정의를 지나 피어나는 치유이게 하시고, 교회가 상처 입은 이들의 곁에 서서 함께 울고 함께 걷는 공동체가 되게 하여 주십시오."

제주 4·3 78주년을 맞은 성금요일, 에큐메니칼 개신교계가 서울 한복판에서 국가의 폭력으로 쓰러져 간 생명들을 기억하며 침묵과 동조로 일관했던 역사적 죄책을 고백하고, 정의로운 해결과 온전한 치유의 길에 함께 서겠다고 다짐했다.

NCCK(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와 한국교회인권센터, EYCK(한국기독청년협의회)가 주관하고 제주4·3범국민위원회 제78주년 서울기념식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제주 4·3 78주년 아픈 역사의 정의로운 해결과 치유를 위한 개신교 추모기도회'가 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인사동 송현광장 입구에서 진행된 것이다.

이날 송현광장을 찾은 그리스도인들은 제주 4·3 당시 보수-극우 개신교계가 제주도민들에게 저질렀던 직·간접적 가해와 책임 회피의 부끄러운 역사를 반성하며 정의로운 해결과 온전한 치유를 위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예배와 추모로써 다짐했다.

제주에서 18년째 목회하고 있는 윤태현 한국기독교장로회 제주노회 정의평화생명위원장은 증언에서 "표정이 하나도 없었다"고 처음 제주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4·3의 상처가 제주도민들의 일상 깊숙이 새겨져 있음을 전했다.

'속솜하라(숨소리마저 감추라)'는 제주어 표현을 소개한 윤 목사는 서북청년단으로 대표되는 직접적 가해뿐 아니라, 전도 과정에서의 2차 가해와 감귤 묘목을 교회 출석자에게만 나눠줬던 사례를 들며 "그 누구도 제주도민을 향해서 진정한 사과를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거는 변하지 않고 오늘이 변한다"는 발언과 함께 "바로 여기 오늘 모인 우리들이 바로 오늘이며, 우리가 오늘을 바꿔내어 정의로운 화해와 역사의 치유를 불러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추모기도회에서 증언에 나선 윤태현 기장 제주노회 정의평화생명위원장, 이현아 목사, 황인근 목사, 현민종 씨
▲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 증언에 나선 윤태현 기장 제주노회 정의평화생명위원장, 기도를 맡은 이현아 목사(여민교회), 설교를 전한 황인근 NCCK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 재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 공동대표 현민종 씨. ⓒ임석규/에큐메니안

요한복음 19:26~27을 본문으로 설교에 나선 황인근 NCCK 교회와사회위원회 위원(문수산성교회 담임목사)은 4·3 78주년 당일이 성금요일과 겹친 것에 주목했다. 황 위원은 "4·3의 죽음은 이 땅의 자유,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 평화의 시작이 되었고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이 되었다"며 십자가 곁을 끝까지 지킨 여인들처럼 연대의 자리를 지키는 이들을 격려했다.

박승렬 NCCK 총무는 "반공의 이름으로 국가폭력에 동조하거나 때로는 이를 정당화했던 한국교회의 부끄러운 역사를 이 자리에 함께 회개하고 고백한다"며 "기억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기도는 책임으로 이어져야 하며, 국가폭력의 역사를 다시는 흐리려는 어떤 시도에도 침묵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재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 공동대표이자 제주4·3범국민위원회 이사인 현민종 씨는 유족을 대표해 "해마다 거르지 않고 보내주시는 이 연대의 마음이 외로운 길을 걸어온 우리 유족들에게 무엇보다 큰 위로이자 힘이 되었습니다"라고 감사를 전했다.

한편, 한국기독교장로회 서울북노회 사회선교센터인 평화나무도 서북청년회 결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영락교회에게 제주 4·3과 관련한 사과를 촉구하는 편지 보내기 운동을 이어가고 있다.


📰 출처 : 에큐메니안 (임석규 기자) — 2026년 4월 4일
원문 : https://www.ecumen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31045
※ 저작권법 제28조에 따라 출처를 밝히고 인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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