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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나무] 참회와 다짐… 4·3 앞에 선 교회
2026-04-04 10:46:41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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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과 교단  |  평화나무 뉴스

참회와 다짐… 4·3 앞에 선 교회

"4·3은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 평화의 시작…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뿌리"
"4·3은 한국 교회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죄이고 숙제… 끝까지 함께할 것"

신비롬 기자  |  평화나무  |  2026-04-03


송현광장 입구에서 열린 개신교 추모 기도회
▲ 송현광장 입구에서 열린 개신교 추모 기도회. (사진=평화나무)

제주 4·3 78주년을 맞아 열린 개신교 추모 기도회에서 제주 4·3의 의미를 되새기며, 과거의 잘못을 고백하고 정의로운 화해와 책임의 실천을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 황인근 목사는 3일 송현 광장 앞에서 열린 '제주 4·3 78주년 개신교 추모 기도회'에서 설교자로 나섰다. 그는 "오늘은 기독교에서 가장 중요한 날 중 하나인 부활절을 준비하는 성금요일"이라며 "부활절은 놀랍게도 그리스도의 죽으심으로 시작됐고, 그렇기에 완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4·3의 죽음 앞에 우리는 단지 눈물을 흘리고 아픈 일들을 기억하기 위해 이 자리에 앉아 있지는 않다"며 "이 죽음은 이 땅의 자유, 지금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 평화의 시작이 됐고, 우리가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터전이 됐다"고 강조했다.

설교에 나선 황인근 목사
▲ 설교에 나선 황인근 목사. (사진=평화나무)

황 목사는 "4·3은 한때 있었던 폭동이 아니라 사건이, 항쟁이 됐고, 또 다른 이름을 기다리며 우리 앞에 나와 있다"며 "역사는 그렇게 분명히 흘러가는 걸 우리는 알고 있고, 믿고 있다. 끝까지 연대해 우리가 이 길을 완수하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도회에 참석한 '제주 4·3 희생자 유족회' 현민종 공동대표도 "4·3의 아픔을 이겨낸 저력이 바로 우리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뿌리라고 믿는다"며 "최근 겪었던 12·3 내란의 위기를 단호하게 극복해 낼 수 있었던 그 위대한 시민의 힘 또한 과거의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으려 했던 그 의지와 맥을 같이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현민종 공동대표
▲ 4·3의 아픔을 이겨낸 저력이 바로 우리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뿌리라는 현민종 공동대표. (사진=평화나무)

"방공의 이름으로 국가 폭력에 동조해" 고개 숙여

이날 기도회에선 개신교가 4·3 당시 저질렀던 행위에 대해 사죄하고 회개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현장 증언에 나선 한국기독교장로회 제주노회 '정의평화생명위원회' 위원장인 윤태현 목사는 "제주에서 목회한다는 건, 제주의 4·3을 알아가는 과정이었고, 그보다 앞서 제주 사람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던 개신교인의 한 사람으로 깊은 사죄를 하는 일이었다"며 "비단 서북청년단으로 대표되는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너희 남편도 교회 다녔으면 안 죽었을 거다', '너희 아들도 교회 다녔으면 장가갔을 거다'라는 말을 전도랍시고 전했다"고 설명했다.

윤태현 목사
▲ 누구도 진정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다고 말하는 윤태현 목사. (사진=평화나무)

윤 목사는 "제주는 개신교 비율이 전국에서 최저다. 그 누구도 진정 어린 사과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라며 "우리가 오늘을 바꿔내어 정의로운 화해와 역사의 치유를 불러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봄이 온 건 아니다. 오고 있는 중"이라며 "그 멈춘 시간을 지나 진정한 봄을 위해 애쓰고 수고하는 우리가 되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박승렬 총무도 "한국 교회를 대표해 여러분들 앞에 고백한다"며 "반공의 이름으로 국가 폭력에 동조하거나 때로는 이를 정당화했던 한국 교회의 부끄러운 역사를 이 자리에 함께 회개하고 고백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한국 교회의 이 아픈 역사는 우리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우리의 죄이고 우리의 숙제"라며 "오늘 이 자리에서 한국 교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가기를 다짐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박 총무는 "우리는 국가 폭력의 역사를 다시는 흐리려는 어떤 시도에도 침묵하지 않겠다. 우리는 신앙의 이름으로 언제나 진실을 말하겠다고 다짐한다"며 "또한 명예 회복이 제도 속에서 완성될 때까지, 희생자 한 사람, 한 사람의 이름이 온전히 불릴 때까지 늘 함께하도록 약속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억은 행동으로 이어지고, 기도는 책임으로 이어져가야 한다"며 "앞으로 긴 시간 속에서 국가의 약속이 실제가 되도록, 이 땅의 정의가 현실이 되도록 한국 교회가 끝까지 함께 서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다짐의 기도를 하는 참석자들
▲ 다짐의 기도를 하는 참석자들. (사진=평화나무)


📰 출처 : 평화나무 (신비롬 기자) — 2026년 4월 3일
원문 : https://www.logos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115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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