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읽는 지혜_기다리는 물 (유대은 목사)
2026-08-12 11:29:00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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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을 읽는 지혜_기다리는 물
샘에 대해 많이 들어보았지만 실제로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우리 논 중 행기배미라는 논이 있다. 샘이 있어 그 물로 농사를 짓는다.
깊이는 내 키 정도이고 넓이는 두평 남짓 되는 공간이다.
오랜 가뭄으로 샘물이 넘치지 않는다. 벼들의 아우성소리에 펌프로 물을 올린다.
바닥이 드러나며 샘의 근원이 보인다. 이 가뭄에도 작은 수도꼭지를 반의 반 정도를 열어놓을 정도의 물이 솟는다.
샘의 물을 퍼올렸지만 며칠을 기다리면 샘은 또 차오를 것이다.
물을 올리는 시간동안 샘 주변을 본다.
샘쪽으로 멧돼지가 눕혀둔 풀숲길이 보인다.
물이 줄어 낮은 곳으로 모이는 물속 생물들, 좁아지는 생존공간에 난리가 났다.
더 깊은 곳에 사는 생명들도 모습을 드러낸다.
샘은 농사짓는 나 뿐 아니라 많은 생물들의 목마름을 해결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샘물은 물이 필요한 이들이 기다리는 것 같지만
실은 샘물이 우리를 기다리는 듯 하다.
와서 마시라고, 충분히 목을 축이라고.
가뭄 속에 샘물이 차기를 기다린다. 아니 샘물이 우리를 기다린다.
마르지 않는 샘에서 은총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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