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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 16일 (금) 일점일획_ἄφεσις (아페시스, 죄사함)에 대하여(김범식)(IBP)
2026-01-15 23:00:43
묵상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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ἄφεσις (아페시스, 죄사함)에 대하여

김범식

 

헬라어 명사 ἄφεσις (아페시스)는 신약성경에서 17번 사용되었다. 이 단어는 ‘용서’(forgiveness)를 주로 뜻하는 말로서, 소유격 목적어로서 '죄'(ἁμαρτία, 하마르티아)라는 말이 따라 나오며 죄 용서라는 신적인 용서를 가리키는 말이다(막 1:4; 마 26:28; 눅 1:77; 행 2:38; 골 1:14). ‘죄’라는 말이 없어도 하나님의 죄사함을 지칭하는 말로 신약성경에서 사용되었다(막 3:29; 히 9:22). 죄 용서라는 종교적 용어로 신약성경에 고착화 되기 전에 고전 헬라어는 좀 더 광의적으로 세속적 다양한 영역에서 사용되었다. 다양한 사용은 약간의 미묘한 뜻의 차이를 보이며 동사에서 특별히 보인다. ἄφεσις (아페시스)의 동사는 ἀφίημι(아피에미)인데 신약성경에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ἀφίημι(아피에미)는 마가복음에서 33번 사용되었다. 버리다(desert 막 1:20), 뒤에 남기다(leave behind, 막 1:18), 내버려 두다(leave alone, 막 11:6), 허용하다(allow, 막 7:27) 등으로 미묘한 차이를 나타내며 다양하게 사용된 것을 알 수 있다. 고전 헬라어에서 사용된 가장 핵심적 의미는 사람을 목적어로 취하면서 지위나 결혼, 의무, 빚, 형벌로부터 면제나 청산하는 것을 말하였다(let go, release). 이것은 법적 의무나 관계에서 벗어나게 해 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신약성경에서 ‘하나님의 용서’라는 종교적 개념과는 거리가 먼 세속적 사용이었다.  하지만 구약 70인경(LXX)은 이 단어를 종교적 제의적 차원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가인은 살인의 죄를 범하고 하나님께 “내 죄짐을 지기가 너무 무거우니이다”(창 4:13) 고 한탄하였다. ‘짊어지다'(נשׂא, 나사)를 70인경은 ἀφίημι(아피에미)로 번역하였다. ‘죄의 형벌을 짊어지기에 무겁다’의 의미는 ‘죄질이 용서받기에는 크다’는 것으로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가인은 형벌로 하나님 앞에서 쫓겨나지만, 하나님의 용서로 사람들에게서 살인죄로 죽임 당하지 않는다. ἀφίημι(아피에미)가 하나님의 용서를 의미함을 70인경의 창세기에서 이미 보여주고 있고, 모세가 금송아지를 만들어 우상숭배한 이스라엘 백성의 죄를 용서해 달라고 간구할 때, 70인경의 번역자는 ἀφίημι(아피에미)를 사용한다(출 32:32). 신구약 중간시대의 히브리어 번역자들이나 헬라파 유대인들은 ἀφίημι(아피에미)를 법적인 용어에서 종교적이고 제의적 차원에서 죄 용서의 의미로 사용하였다(요세푸스의 고대사 6.92). 레위기 16장에 나오는 아사셀로 보내는 염소의 제의적 사용에 있어서, 70인경은 이 아사셀 제의를 διαστέλλω εἰς ἄφεσιν(디아스텔로 에이스 아페신)으로 번역하고 있다(레 16:26). 즉 염소를 선별하여(디아스텔로), ἄφεσις (아페시스)로 내어 보내는 것이다. 염소는 백성의 죄를 대신하고, 신의 형벌과 용서의 차원에서 광야로 내어 보내는 것이다.

ἄφεσις (아페시스)는 희년에 선포되는 ‘자유’(liberation)의 의미로 사용되었고(레 25:10), 안식년에 행해야 할 빚의 ‘면제’(remission)를 뜻하는 말이 되었다(신 15:1).  동사 ἀφίημι(아피에미)는 미묘하게 다양하게 사용되었지만, 70인경에서 명사 ἄφεσις (아페시스)는 율법적 제의적 의미로서 사용되면서 면제, 탕감, 해방이라는 뜻으로 사용되다가, 신약성경에서는 '죄 용서'(forgiveness of sin)라는 신적 용서로 고착화되었다.

   하나님의 죄 용서라는 주제는 예수 시대에도 여전히 성전이 존재하였기에, 성전을 중심으로 권위를 행사하는 대제사장들과 유대교 지도자들에게는 권위의 기원이었다. 성전의 제사, 특별히 속죄의 제사는 제사장들의 고유 권한이었고, 대제사장만이 들어가는 지성소는 백성의 모든 죄를 속죄하는 고유한 영역이었다. 죄 용서는 성전과 제사의 최종적인 권위였다. 여기에 도전한 것이 인자 예수의 죄 용서였다(막 2:1-12; 눅 7:47). 중풍병자에게 “작은 자야! 네 죄사함을 받았느니라”(ἀφίενταί σου αἱ ἁμαρτίαι, 막 2:5) 라는 죄 용서의 선포는 유대교 지도자들에게는 충격적이었다. 성전과 제사가 아닌 곳에서 그것도 제사장이 아닌 나사렛 예수의 죄 용서 선언은 성전과 하나님에 대한 모독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었다. 예수는 인자가 땅에서 죄를 용서하는(ἀφιέναι ἁμαρτίας) 권세가 있는 줄을 알게 하시려고, 즉시 중풍병자를 고쳐 주셨다. 죄 용서와 병 치유가 동시적으로 일어나는 구약성경의 전통(시 103:3; 25:18)을 그들의 눈 앞에서 보여준 것이었다.

   하나님의 죄 용서는 교회 시대에서 서로의 죄 용서로서 가능하게 되었다(마 6:12; 18:35; 막 11:25). 이러한 죄 용서가 가능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죄사함을 얻게 하는 언약의 피를 흘리신 예수의 십자가 사건 때문이고(마 26:28), 그 죄 용서를 공동체에서 확인하는 것이 성만찬의 전통이다. 누가는 죄사함을 얻게 하는 회개의 역사가 예수의 이름을 전하는 가운데 일어날 것을 선포하였다(눅 24:47; 행 3:19). 예수의 피와 예수의 이름은 하나님의 죄 용서를 말하는 것이다. 이것은 성령 시대에 서로의 죄를 용서할 수 있는 교회 공동체에게 주신 특별한 은혜와 은사이다(눅 17:3). 하나님의 죄 용서, 인자 예수의 죄 용서, 교회의 죄 용서는 하나님의 구원사이다. 그런데 오늘 교회는 죄 용서보다는 정죄와 비방으로 분열과 불화를 거듭하고 있다. 죄 용서가 없는 교회와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용서와 상관없는 종교인에 불과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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