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구는 결코 평화를 가져올 수 없다!
- 태국-캄보디아 무력 충돌의 즉각 중단과 아시아의 항구적 평화를 촉구하며 -
“네 칼을 칼집에 도로 꽂아라. 칼을 쓰는 사람은 모두 칼로 망한다.”(마태복음 26:52)
우리는 오늘, 동남아시아의 접경 지역에서 다시금 들려오는 포성 앞에 깊은 우려와 비통함을 금할 길이 없다. 태국과 캄보디아 양국 군의 무력 충돌 소식은, 이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학살 등으로 고통에 신음하고 있는 지구촌에 또 하나의 깊은 상처를 예고하고 있다.
우리는 아시아에서의 무력 충돌을 무거운 마음으로 주시하고 있다. '강한 리더십'을 자처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 노력도 특별한 효과를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이는 평화가 단순히 강대국의 정치적 입김이나 외부의 압력만으로 달성될 수 없음을, 그리고 뿌리 깊은 갈등의 불씨는 언제든 다시 타오를 수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우리는 태국-캄보디아 무력 분쟁이 단지 두 나라 사이의 국지전에 그치지 않고, 아시아 전체의 안보 위기로 확산할 가능성을 경계하며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하나, 어떠한 명분으로도 군사적 무력 충돌은 정당화될 수 없다. 영토 분쟁과 역사적 갈등은 총탄이 아닌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 무력 사용은 결국 무고한 군인과 민간인의 희생을 낳을 뿐이며, 이는 어떤 국익보다 우선될 수 없는 '옳지 않은' 선택이다. 캄보디아와 태국 정부는 즉각 총구를 거두고 휴전 합의를 이행하라.
하나, 강대국의 정치적 도구가 아닌, 당사자 중심의 평화 해법을 모색하라. 외부의 중재가 맥을 못 추는 상황은 역설적으로 당사자들의 평화 의지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증명한다. 평화는 누군가가 가져다주는 선물이 아니다. 양국은 명분 쌓기용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자세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하나, 우리는 아시아, 나아가 전 세계의 전쟁 확대를 단호히 거부한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명확하다. 전쟁은 시작하기는 쉬워도 끝내기는 너무나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시아가 또 다른 화약고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이 땅에 필요한 것은 포탄의 연기가 아니라 공존의 지혜다.
지금 세계는 분열과 대립의 임계점에 서 있다. 우리는 태국과 캄보디아의 무력 충돌이 확전으로 치닫지 않고, 조속히 봉합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나아가 이 위기가 오히려 아시아 국가들이 연대하여 평화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 대한민국 정부가 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적극 행동하기를 촉구한다. 평화는 우리의 권리이자 의무이기에, 우리는 평화를 파괴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하며, 아시아의 하늘 아래 다시금 평화가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기도드린다.
2025년 12월 15일
한국기독교장로회 평화공동체운동본부
공동대표 권종범 김희헌 원계순 이훈삼 임홍연
집행위원장 홍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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