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장
김장철입니다.
김장의 재료는 최소한으로 잡아도 열여섯 가지 정도 된다고 들었습니다.
그토록 많은 재료가 더불어 하나가 되어 ‘김치’가 되는 것입니다.
지역에 따라 젓갈이 들어가기도 하고 특정재료가 빠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또한 각 지역마다 김장김치의 맛이 다릅니다.
김장김치의 재료 중에는 자기의 모양을 그대로 간직한 재료가 없습니다.
그나마 배추가 자기의 형태를 간직하고 있고,
나머지는 그냥 김장김치 속에 스며들었습니다.
뻣뻣하던 배추가 소금에 절여지면서 부들부들해지고,
맛을 내는 소금은 자기를 주장하지 않고 녹아 맛을 내고,
각종 양념들은 잘게 썰리거나 갈려서 속이 되고,
이 모든 것이 버무려져 김장김치가 되고, 항아리나 용기에 담겨 보관됩니다.
‘김장’을 ‘은유(metaphor)’로 읽으면 하나님의 말씀 그 자체입니다.
각기 다른 은사를 받은 이들이,
자기를 나타내지 않고 서로 섬기며,
획일적이지 않지만 본질에 있어서 하나님의 말씀에 근거한 교회,
그래서 살맛나지 않는 세상을 살맛나게 만들고,
어두운 세상에 빛을 비추는 그런 교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새가정 11월호에 실린 글과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