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장로회 2025년 사회선교 실천 지침서
한국기독교장로회 교회와사회위원회, 평화통일위원회, 기후정의위원회는 2월 3일(월)~4일(화) 대천 한화리조트에서 「2025년 제109회 총회 사회선교 정책협의회」를 개최하였습니다. 우리는 12.3 내란과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혼란 속에서 민주주의 위기, 한반도 갈등 고조, 심화하는 기후 위기 등 한국 사회 안팎에서 제기되는 중요 현안들에 대해 깊이 토론하며 기장 교회가 실천해야 할 내용을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
1. 우리는 민주주의 위기를 사회 대 개혁의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실천할 것입니다.
지난 12.3 내란 시도와 진행 중인 대통령 탄핵 정국으로 한국 사회는 격동하고 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전광훈을 비롯한 극우 기독교 세력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 속에 전체주의의 망령이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그들은 상식적이고 합리적 판단 대신 흑백논리와 가짜뉴스, 맹목적 신앙에 기대어 국민을 편 가르기하고 혐오와 폭력을 선동하며 한국교회의 위상을 실추시키고 있습니다. 지금 일부 극우 기독교 집단의 내란 선동 행위는 우연히 나타난 일탈 행위일 수만은 없습니다. 우리는 한국 기독교 안에 뿌리내려 온 근본주의 신앙의 폐단을 방관하고 용인해 온 잘못을 회개합니다.
이제 교회는 복음보다 극우 이념을 앞세우며 증오와 혐오를 유포하는 유사 기독교의 거짓 선동을 철저히 경계하고, 생명·평화·정의의 거룩한 가치를 실현하는 신앙 훈련을 실천해야 합니다. 교회·시찰·노회의 전 교인들이 합심하여 민주주의 회복과 정의 실현을 위한 기도 운동을 벌여나가야 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에 비추어 거짓과 폭력에 단호하게 맞서지 않는다면 한국교회 또한 하나님의 심판을 피하지 못할 것입니다. 우리는 교회와 사회 모든 영역에서 하나님의 정의가 바로 세워지도록 행동할 것입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정의로운 사회를 세우는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2. 우리는 정전 상태를 끝내고 한반도 평화가 정착할 수 있도록 실천할 것입니다.
분단 80년, 남북 관계는 악화일로에 있습니다. 분단은 남북 서로에게 큰 고통을 강요해 왔습니다. 특히 비상계엄 시도에서 벌어진 북한의 공격 유도 시도 의혹이 보여주듯, 분단과 전쟁 대결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극우 파시즘의 온상이 될 수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우리는 분단 80년이 되는 올해를 남북 화해 시대를 맞이하는 전환기로 삼기 위해 정전 상태를 종결하고 평화 체제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실천할 것입니다.
우리 교단은 2014년 사순절부터 매주 월요일마다 남북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며 ‘평화통일 월요 기도회’를 이어왔습니다. 이 기도회는 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남북 관계 속에서 교회의 예언자적 사명을 다시 확인하고 평화의 복음을 세상에 선포하는 자리입니다. 이제는 화해와 평화를 위한 간절한 기도의 불길이 전국 교회에서 일어나야 할 절실한 때입니다. 평화 기도회가 전국 교회 곳곳으로 널리 퍼져 한국교회를 남북 평화와 화해의 길로 견인하도록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또한 접경 지역으로부터 평화의 기도가 울려 퍼지고 세대를 잇는 기독교 평화 교육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화해와평화의교회’가 완공을 앞두고 있습니다. ‘화해와평화의교회’가 전 교회의 기도와 정성으로 완공될 수 있도록 200분의 1 헌금 운동에 적극 참여해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3. 우리는 탄소중립 사회를 이루기 위해 실천할 것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재난으로 몰아가는 기후 위기는 더는 미룰 수 없는 생존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우리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에 무계획으로 일관해 왔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핵발전 에너지 중심 정책으로 시대의 과제에 역행해 왔습니다. 탄소중립은 안보·경제·복지·식량과 직결된 중차대한 사안으로서 반드시 모든 정부의 중심 의제가 되어야 합니다. 이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 보전을 그리스도인의 사명으로 삼고 살아가는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전 교회가 생태적 전환의 실천 과제를 신앙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도록 교단이 정한 환경주일과 기후정의주일을 성수하며 창조절 탄소 금식 운동에도 적극 참여할 것입니다. 교회마다 구체적인 에너지 절감 목표를 세우고 친환경 물품 사용을 확대하며 지역 사회에서 환경정화 활동을 실천하는 등 탄소중립 실천에 앞장서 나갈 것입니다. 햇빛 발전소를 확대하기 위해 기장 교회 내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도시와 농어촌 간 지원 교류 사업도 활발하게 진행해 나갈 것입니다.
한국 사회는 위기의 한복판에 서 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가 절망하지 않는 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새 역사를 열어 주심을 믿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새 세상을 간절히 염원하는 주의 백성들을 통해 오늘도 하나님의 역사는 전진하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이제 불법 계엄의 악몽에서 깨어나 민주주의의 위기를 공의로운 사회로 전환하는 개혁의 기회로 삼고자 합니다. 차별 없는 평등 세상, 전쟁 없는 평화 세상, 모든 생명이 공존하는 세상, 시민이 주인 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힘찬 행진에 나설 것입니다. 기장 교회는 어두운 세상을 비추는 빛이요, 생명을 살리는 희망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해 나아가는 교회의 한 걸음 한 걸음 위에 하나님께서 함께하시길 기도합니다.
2025년 2월 4일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사회선교정책협의회
교회와사회위원회·평화통일위원회·기후정의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