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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주중부교회 원로장로 및 원로권사 추대식 설교문(2011년 10월 30일) 
등록자 유정성 (서울남노회,신광교회,목사) 등록일 2011.12.07

            

백발이 성성해도

시편 71편 9, 18절

 

 

 

오늘 본문은 백발이 성성한 노인으로 자기의 복잡하고 괴로운 인생경험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71편에서는 인생이 어머니 뱃속에서 생기어 세상에 나고 자라고 노인이 되기까지의 전 생애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 시인은 이제 백발이 성성한 노인으로 자기의 과거를 돌이켜 보며 현재까지도 수난당하고 있는 삶을 불평하지 아니하고 전적으로 하나님만을 믿고 의지하는 신앙으로 살아가는 것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이 시의 중심은 오늘 본문인 9절과 18절입니다.

 

“늙을 때에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 힘이 쇠약할 때에 나를 떠나지 마소서”(9절)

 

그 당시 고대 근동 팔레스틴 지방에서는 사람이 늙는다는 것은 곧 버림을 받는다고 생각했었습니다. 동양에서는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효(孝道:부모를 잘 섬기는 도리)가 있어 나이 많은 부모나 노인들을 존경하고 따뜻한 관심으로 돌보아야 하는 민족의 전통과 정서가 있습니다.

그러나 요즘 우리나라의 사회 분위기가 이와 같은 ‘효’의 정신과 ‘예’의 도리를 사실상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나이가 많아지면 직장에서 물러나야 하고, 존경받기보다는 오히려 젊은 사람들 눈치를 보고 있습니다. 또 스스로도 심약해지고 심지어는 우울증을 앓기도 합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 속에서 우리 모두 살아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오늘 시편의 주인공도 마찬가지 심정이었나 봅니다.

71편의 시인은 노인의 버림받는 괴로움을 알기 때문에 인간 사회에서는 버림을 받더라도 하나님만은 버리지 말아달라고 간구하고 있습니다. 늙어간다는 것, 기력이 쇠약해졌다는 것이 비록 원치 않는 일이나 이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육을 가진 인간이 겪어야 할 과정입니다.

이 당연한 과정도 ‘하나님이 버리지 않는’ 축복을 가진다면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71편의 시인은 하나님께서 버리지 말아달라는 것이고 이 기도에서 노인의 심령은 새로워지고 용기를 얻어 비록 백발이 성성해도 하나님의 긍휼과 자비의 손길에 붙잡혀 시편 103편 5절에서 처럼 ‘좋은 것으로 네 소원을 만족하게 하사 네 청춘을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라고 고백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사실 하나님이 버리지 않고, 떠나지 않는다는 것은 노인에게만이 아니라 나이 어린 아이나 젊은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이 어린 아이나 젊은 사람은 버림을 받았다는 감정을 가질 수 없을 만큼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을 수 있고 또 많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기대 속에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어쩌면 젊은 사람과 늙은 사람의 차이는 세상의 관심 정도 차이일 것입니다. 젊은 사람은 모든 면에서 관심과 사랑과 주목을 받습니다. 그러나 늙은 사람에게는 어느 누구도 별 관심이 없습니다. 세상에서 관심 밖의 인물이 되어갑니다. 하지만 비록 백발이 성성해도 누군가의 관심을 받고 산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된다면 아마도 노년에 청춘 같은 삶을 살아갈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이 시인이 인간의 관심보다는 하나님의 관심을 청했다는 것은 참으로 지혜로운 일이었습니다. 사람의 관심은 변하지만 하나님의 관심은 변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결국 이 시인에게 있어서 하나님의 관심은 곧 구원과 보호하심이었는데 이 구원과 보호하심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과거에 자신을 구원해 주시고 보호해 주신 하나님의 손길을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시인은 6절에서 자기의 인생이 하나님의 돌보심에서 시작되었고 그 은총의 손에 붙잡혀 지나온 일생인 것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내가 모태에서부터 주를 의지하였으며 나의 어머니의 배에서부터 주께서 나를 택하셨사오니 나는 항상 주를 찬송하리이다”(6절)

그리고 17절에서는 그가 한 인간으로서 받은 교육, 경험 전부가 하나님의 돌보심에서 된 것임을 고백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이여 나를 어려서부터 교훈하셨으므로 내가 지금까지 주의 기이한 일들을 전하였나이다”(17절)

이렇게 하나님께서 처음부터 지금까지 돌보아 주셨으니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18절)라고 간청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 시인이 늙어 죽을 때까지 계속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살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합니다. 시인은 자신의 마지막 생애 그 순간까지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너무도 분명히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를 버리지 마소서”라고 하나님께 호소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시인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18절) 자신을 버리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자신의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주의 사명을 감당하겠다는 의지인 것입니다. 그 사명 다할 때까지 버리지 말아 달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71편의 시인이 하나님께 “늙을 때에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 힘이 쇠약할 때에 나를 떠나지 마소서”(9절), “하나님이여 내가 늙어 백발이 될 때에도 나를 버리지 마시며 내가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 나를 버리지 마소서”(18절)라고 기도했다면 그 기도의 응답을 이사야 예언자는 이렇게 말씀해 주고 있는 듯 합니다.

 

“너희가 노년에 이르기까지 내가 그리하겠고 백발이 되기까지 내가 너희를 품을 것이라 내가 지었은즉 내가 업을 것이요 내가 품고 구하여 내리라”(이사야 46:4)

 

이 예언의 말씀은 마치 세상의 인간들은 늙은 사람에게 관심 없겠지만 ‘하나님인 나는 백발이 성성해도, 늙은 너도, 은퇴하는 사람도, 명예 직하는 사람도 모두 내가 품어 안아 줄 것이다’라고 이야기 해주는 것 같습니다.

 

오늘 제주중부교회에서 일평생을, 어쩌면 제주도 어머니의 태로부터 지금까지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교회를 섬겨 오신 고부평 장로님, 김경재 장로님 그리고 김성택 권사님, 전장환 권사님, 신춘수 권사님의 기도가 바로 71편 시인의 기도이리라 생각합니다.

 

일평생 지금까지 하나님을 섬기며, 교회를 섬기며, 목사님과 교우들을 섬기며 얼마나 수고가 많으셨습니까?

이제는 교회의 전통적 법(法)과 예(禮)에 따라서 원로 추대를 하게 되었습니다만 하나님의 사명을 수행하는 데는 은퇴나 원로 추대라는 것은 없습니다. 그저 사명의 수행하는 자리와 직분의 이름이 약간 변동될 뿐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두 분 장로님, 세 분 권사님은 백발이 성성해도, 약간 기력이 없어도, 손발이 재빠르지 못해도, 가끔 기억하지 못해도 71편 시인이 고백했듯이 ‘주의 힘을 후대에 전하고 주의 능력을 장래의 모든 사람에게 전하기까지’(18절) 하나님께서는 반드시 축복해 주실 것입니다. 늙어져도 버리지 않으실 것이고, 내 힘이 쇠약할 때에도 떠나지 않으실 것이고, 백발이 성성해져도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 잘 감당하라고 더욱 건강하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부탁드립니다.

원로로 추대되시는 두 분 장로님, 세 분 권사님!

또 오늘 이 분들을 예(禮)로 추대하시는 교우 여러분!

우리 모두는 언젠가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언제나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그 사명을 위해서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그 날까지 하나님께 쓰임 받는 거룩한 인생 살아가시기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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