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해군기지 공사 강행에 항의하며 구럼비 해안에 들어갔던 이정훈 목사 등에게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한국기독교장로회는 13일 "참담함과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구속된 성직자들을 석방시킬 것을 요구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이날 오후 2시 제주강정마을 해군기지 펜스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구속된 이정훈 목사는 '제주해군기지 철회와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모임'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막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이정훈 목사의 행동은 목회자와 신앙의 양심에 따라 '강도 만나 신음하는 창조세계와 강정마을 주민의 아픔에 동참'한 신앙적 행위"라고 말했다.

이어 "이정훈 목사를 비롯해 성직자를 불법적으로 연행.구속한 정부의 처사는 종교와 신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배려조차 없는 몰지각한 행위이며, 명백한 종교탄압"이라면서 "국민들과 강정마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찰과 해군 병력을 증강해 긴박한 상황을 조성하고, 인권을 짓밟으며 불법적인 연행과 체포를 자행하는 정부의 행태는 국민과 강정마을 공동체에 대한 '국가의 야만'"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는 "해군기지 건설 강행은 공권력을 동원해 불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제주 해군기지 건설 계획은 하나님의 창조하신 생태계를 파괴하며, '평화의 섬' 제주도가 동북아의 군사 분쟁지역이 될 위험을 자초하는 반 신앙, 반 생명, 반 평화적인 행위"이라면서 "정부는 구속한 이정훈 목사를 비롯한 성직자를 즉각 석방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강정마을 주민과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계속적으로 소속 교회와 목회자들, 강정마을 주민을 비롯한 생명과 평화를 사랑하는 모든 종교와 시민사회단체, 국제사회와 연대해 해군기지 건설 중단과 이정훈 목사 및 성직자 구속 사태에 대한 정부 당국의 대응을 주시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정부가 더 큰 공권력을 동원해 반대화 저항을 꺽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면서 "우리의 생명과 평화를 위한 기도의 행진은 두려울 것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오는 18일 오후 5시 평화센터에서 제주노회 주최로 기도회를 개최하는 한편 이날부터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 사순절금식순례기도회 금식기도처를 해군기지 정문 앞에 설치해 기도회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을 끝난 후 해군기지 공사장 펜스를 톱과 망치 등으로 훼손하자, 경찰이 성직자 등 3명을 연행해 간 후 곧바로 현장에서 풀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