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천정인 기자 =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2012년 첫 정기 수요집회가 열렸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는 4일 낮 12시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앞 인도에서 기독교 단체와 함께 1003회 정기 집회를 열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이날 집회에 참석한 기독교인과 시민 200여명은 '일본은 책임있는 사과와 배상을', '1003번째 눈물을 기억할게요' 등 피켓을 들고 일본 정부의 사죄를 요구했다.
정대협 윤미향 상임대표는 "수요집회를 하루 빨리 끝내야한다는 각오로 새해를 맞았다"며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내는 그날까지 이곳에 있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는 "일본이 변한 것이 없는데 새해라고 특별히 바라는 것이 있겠나"라며 "다만 20년전 집회를 처음 시작했을때 바랐던 것을 올해도 변함없이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새해 소감을 말했다.
교회와사회위원회 김경호 부위원장은 "올해로 20년을 맞는 이 집회를 생각하면 말할 수 없는 분노가 치솟는다"며 "올해는 이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의 양심이라는 문에 지속적으로 노크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인사말을 하러 나온 한국기독교장로회 배태진 총무는 임진년 새해를 맞아 집회에 참석한 김복동, 길원옥 할머니에게 "건강하시라"며 세배를 하기도 했다.
배 총무는 "세계 역사상 가장 추악한 범죄가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우리 모두가 함께 유린당한 여성인권을 회복하고 군국주의가 다시는 이 세상에 발 붙일 수 없도록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할머니들에게 "역사의 정의가 바르게 서는 날까지 건강하게 오래 사시라"고 덧붙였다.
새해를 맞아 작지만 따뜻한 기부의 손길도 이어졌다.
서울 오금초등학교 학생들은 자신들이 모은 돈으로 새해 떡을 마련해 할머니들에게 전달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새해에도 건강하세요"라는 인사를 남겼다.
또다른 초등학생 3~4명은 1000원짜리 지폐를 들고 와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 모금함에 직접 넣기도 했다.
한의학을 전공하고 있는 박모(20)씨도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들을 시간이 지나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됐을 때 각자의 자리에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3년 후에 졸업하게 되면 할머니들의 건강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도 올해에는 일본 정부의 사과를 받아 낼 수 있기를 희망했다.
초등학생 아들과 함께 집회를 참석한 박효정(43·여)씨는 "아들이 올해부터 학교에서 국사를 배우게 된다"며 "집회 참여를 통해 슬픈 역사를 바로 알고 참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씨는 "올해가 이명박 대통령의 마지막 임기인만큼 책임지고 이 문제를 해결해 유종의 미를 거뒀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대학생 황지연(22·여)씨는 "2012년에는 일본 정부의 사과와 보상을 꼭 받아내서 할머니들이 편히 쉴 수 있는 해가 됐으면 한다"면서 "이 곳에 직접 오지 않아도 할머니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많으니 힘내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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