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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조사] 개신교인의 신앙관과 생태위기에 관한 인식

관리자 (기타,총회본부,목사) 2020-01-02 (목) 11:56 4년전 1365  
개신교인의 신앙관과 생태위기에 관한 인식
- 우리는 우리의 현재 삶을 변경하지 않는 한에서 생태환경의 변화를 걱정한다

신익상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소장, 성공회대학교 조교수, 연세대학교 겸임교수)

1. 생태위기에 관한 설문통계조사의 개요

한국 개신교인의 생태위기에 관한 설문은 총 11문항으로 환경 문제 및 기후 변화에 관한 인식(4문항), 정보 습득의 경로(1문항),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인식(1문항), 환경 및 기후 운동의 참여에 관한 인식(비개신교와 개신교 공통 3문항, 개신교 대상 2문항)을 묻는 것으로 구성되었다.
지난 2018년 10월 송도에서 개최된 IPCC 총회가 “1.5℃ 특별보고서”(이하, ‘특별보고서’)를 발표한 이래 기후 ‘변화’ 논의는 기후의 ‘위기’ 내지 ‘재난’ 논의로 빠르게 옮겨가는 추세다. 하지만 문제는, 기후와 환경에 관한 운동권 내에서의 이러한 위기의식이 지구적 사회 체계(system) 및 체제(regime)를 그야말로 긴박하고도 발 빠르게 대안적 체계 및 체제로 전환하려는 지구적 노력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특별보고서는 기후와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지구의 모든 인류가, 특히 책임 있는 국가와 기업이 한마음으로 일치하여 공동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탈성장의 문제를 다시 제기하고 있다.

탈성장은 시장 중심의 지구적 경제체제가 다른 체제로 획기적으로 전환해야 함을 뜻하고, 이에 따라 기존의 시장사회체제에 익숙한 개인의 삶도 시장을 중심으로 한 방식이 아닌 다른 낯선 방식의 삶으로 전환해야 함을 의미한다. 본 설문 연구에서는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의 시민들이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이러한 인식의 내외적인 출처는 무엇인지, 이에 따라 한국의 시민들은 기후 변화와 환경 문제를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길 원하는지를 확인하고자 했다. 여기에는 환경과 기후 문제에 있어 개신교인과 비개신교인 사이에 차이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포함한다. 더하여, 환경 및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교회의 활동 방식에 관한 문제도 확인하고자 했다.

2. 생태위기에 관한 설문통계조사의 중요 결과 두 가지

환경 및 기후 변화 분야에 대한 1차 통계분석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중요한 결과 중 두 가지를 요약해서 제시할 수 있다. 하나는, 한국인 대부분이 기후 변화와 환경 파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으나, 이러한 인식은 생존의 절박함에 기초하지 않고 삶의 질이 나빠질 것이라는 걱정이나 공동체적 세계관에 기초한 신념에 기초해 있다는 사실이다. 또 다른 하나는 개신교인들에게서만 확인할 수 있는 문제인데, 적지 않은 개신교인들이 교회가 환경과 관련한 시민단체를 단지 지원하고 끝날 것이 아니라 환경 운동에 직접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다.

1) 한국인은 생태위기에 깊이 공감함으로써 지금의 삶을 유지하려고 한다

진화론, 공산주의, 동성애, 이슬람의 한국 사회 유입 등과 같은 시대적 이념과 과제에 대해서는 대체로 개신교인이 비개신교인보다 더 보수주의적인 입장에 섬으로써 시대정신과 다른 결을 보인 것과 달리, 환경과 기후 변화 문제에 대해서는 그 어떤 유의미한 차이도 보이지 않았다.

그림1, 2가 보여주는 것처럼, 한국인들은 개신교인이건 아니건 절대다수(개신교인 94.2%, 비개신교인 92.4%)가 환경 문제와 기후위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기후위기(개신교인 60.8%, 비개신교인 65.4%)와 미세먼지(개신교인 54.6%, 비개신교인 55.7%) 문제가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그림3에서 보듯, 한국인들 대부분은 기후위기의 원인을 과도한 인위적인 온실기체라는 과학적인 사실에서 찾는 것으로 나타났다(개신교인 86.8%, 비개신교인 86.9%). 이상의 설문 통계 결과를 종합할 때, 한국인은 대체로 생태환경의 파괴와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합리적인 관점에서 인지하고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심각성의 인지에서 환경 파괴와 기후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동인을 말해주는 설문의 결과(그림4 참조)는 향후 한국에서의 환경운동이 어떤 양상을 띨 것인가를 긍정적으로만 예측할 수 없도록 한다. 한국인들이 환경 보호를 실천함으로써 달성하고자 하는 두 개의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는 생활 환경이 악화하지 않도록 함으로써 현재 누리고 있는 삶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개신교인 34.5%, 비개신교인 40.6%), 나머지 하나는 인간도 자연환경의 일부이기에 자연을 마땅히 보호해야 한다는 윤리적 당위성을 성취하는 것이다(개신교인 33.8%, 비개신교인 33.2%). 이러한 결과는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환경 문제 중 하나로 미세먼지를 꼽았다는 사실과 함께 다음의 가능성을 시사한다: 환경 파괴와 기후위기에 대한 한국인의 관심은 반드시 탈성장의 논리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환경과 기후에 관한 한국인의 우려는 지금과 같은 삶의 환경을 유지할 수 없다는 인식에서 출발하는 것이지, 지금의 삶을 심대하게 변경해서라도 환경 파괴와 기후위기를 막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기초해 있지는 않다고 할 수 있다. 인류 자신의 멸망을 초래할 심대한 상황이라는 인식은 개신교인이나 비개신교인이나 20%가 채 안 된다. 따라서 대다수 한국인의 생태환경에 대한 인식은 경제성장이라는 신화에 기초한 현재의 사회체제를 반드시 변경해야만 한다는 생각과는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환경과 기후에 관한 한국인의 위기의식이 절대적인 비율임에도, 이러한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급진적이고도 긴박한 사회구조의 변경, 즉 성장사회에서 탈성장사회에로의 전환과 같은 극적인 실천을 한국사회에서 기대하긴 현재로서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환경 파괴 및 기후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을 실천으로 옮기겠다는 압도적인 의지(개신교인 90.7%, 비개신교인 87.3%, 그림5 참조)는 이러한 실천에 필요한 비용을 부담하겠다는 덜 압도적인 의지(개신교인 57.5%, 비개신교인 50.0%, 그림6 참조)로 인해 완화된다. 이러한 사실은 한국인의 환경과 기후에 대한 위기의식이 급진적인 실천으로 이어지는데 일정한 한계가 있음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증이다.

신자유주의적 경제성장의 논리가 확고하게 자리 잡은 한국사회에서는 탈성장을 기반으로 한 환경 파괴 및 기후위기 대처 운동이 전개되기 쉽지 않아 보인다. “기후 변화는 우리가 걱정해야 할 문제 리스트에서 의료와 세금 다음 항목에 추가하면 되는 〈단순한 사안〉이 아니다. 기후 변화는 문명의 경종이며 …. 우리에게 완전히 새로운 경제 모델을 구축하고 새로운 방식으로 지구를 공유할 것을 요구하는 메시지, 우리 인류가 진화를 이루어야 한다고 역설하는 메시지다.”라는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의 경고가 한층 더 절절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2) 한국 개신교인은 환경운동에 직접 참여하길 원한다

그런데 적어도 한국 개신교에서 신자유주의적 경제성장의 논리가 비어있는 지점을 찾을 가능성이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2019년 한국 개신교인의 27.8%는 지구의 생태환경을 지키기 위해 환경 운동에 직접 뛰어들 준비가 되어 있다(그림7 참조). 물론 이와 거의 대등한 비율(27.5%)로 에너지 절약이라는 소극적인 실천에 만족하고자 하는 신자들이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미 교회에서 실천하고 있는 가장 흔한 환경운동이 에너지 절약인 반면(47.5%), 환경운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교회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적은 16.2%라는 사실(그림8 참조)과 견주어볼 때, 환경운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신자들의 비율과 에너지 절약을 시급한 과제로 보고 있는 신자들의 비율이 거의 대등하다는 사실은 다음과 같은 해석을 가능케 한다: 2019년 한국의 개신교인들에게는 에너지 절약이라는 소극적 실천의 관성보다 환경운동에의 직접 참여라는 적극적 실천의 관성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문제는 환경운동에 직접 참여한다는 것이 탈성장사회로의 이행 운동과 같은 결을 갖는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역설적으로, 바로 이 지점이 신자유주의적 경제성장의 논리가 비어있는 지점이기도 하다.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은 상황이 이미 기울었다는 뜻이 아니라, 상황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는 뜻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여기에 환경운동 단체의 새로운 사명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현재 한국 개신교인 사이에는 후원을 통해 환경운동의 구체적 실천을 환경운동 단체에 맡기는 것(8.8%)이 아니라, 구체적 실천에 직접 뛰어들려고 하는 의지가 더욱 강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환경운동 단체는 단지 후원약정서를 들고 교회를 방문할 것이 아니라, 탈성장사회로 가는 환경 실천의 구체적 내용과 매뉴얼을 들고서 환경운동의 대등한 동반자를 만나기 위해 교회를 방문해야 한다.

(이 글은 “개신교인의 신앙관과 생태위기에 관한 인식,” 「기독교사상」 731호 (2019.11), 17-25쪽의 내용을 일부 발췌한 것입니다.)
*게시 글에서는 표는 생략했습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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