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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사기지 우리 미래도 희망도 아니”

관리자 2007-06-15 (금) 15:28 16년전 5584  
“군사기지 우리 미래도 희망도 아니”
송영섭 목사, 제주해군기지철회촉구 21일간 단식 마쳐
서사시같은 육필원고통해 ‘평화’에 대한 절절한 고민 비쳐
2007년 06월 14일 (목) 18:34:43 제주의 소리 김봉현 기자

   
 
▲ 송영섭 목사가 14일, 제주해군기지철회를 촉구하며 벌여온 21일간의 초인적 단식을 마무리했다. 송 목사는 이날 금식기도 마침기도회에서 제주그리스도인들과 함께 한 이번 단식을 제주생명평화운동의 꿈을 이루어 나가는 의미있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제주해군기지철회를 촉구하며 지난달 25일부터 무려 스무 하루나 초인적 단식을 이어온 송영섭 목사(대정서림교회 담임목사)가 14일 단식을 풀었다.

이날 제주시 노형동 늘푸른 교회에서 오후3시부터 열린 금식기도 마침기도회에서 송 목사는 ‘제주해군기지철회와 평화를 위한 그리스도인 금식(단식)기도를 마치며’라는 글을 통해 평화를 바라는 제주도민들의 간절한 소망에 귀 기울이고 진정한 평화의 길에 대해 깊이 고민한 흔적을 절절히 보여줬다.
 
   
 
▲ 송영섭 목사 / 대정서림교회 담임목사
 
송 목사는 이날 “길고도 짧은 한 토막 여정 끝에 우리는 서있습니다” 라는 말로 굳게 다물었던 입을 열며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지난 21일간의 단식기간에 대한 느낌을 육필로 직접 써 내린 서사시 같은 글을 통해 표현했다.

송 목사는 “제주땅 이 아름다운 고향마을에 개발의 소리와 함께 해군기지를 건설하겠다는 긴 장마 끝 낙석 무너지는 산사태 같은 소리를 들으며 가슴 놀라 뛰어나갔다”며 “제주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무슨 평화의 몸짓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이구동성으로 마을형제들이 말하며 모여들고, 우리는 급히 식음을 전폐하고 하늘에 제를 올리는 심정으로 ‘그리스도인 금식기도회’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송 목사는 “그렇게 3주가 지났다. 많은 이들이 우리의 기도소리에 깨어 일어났고, 우리의 작은 대열에 동참해주었다”면서 “그분들이 우리를 여기까지 이끌고 왔다”고 심경을 밝혔다.

송 목사는 “형제들이여, 누이들이여, 어멍, 아방, 우리의 할망, 하르방님들이여. 군사기지는 우리의 미래가 아니며 우리의 희망을 거기에 걸 수 없다”고 역설하고 “해맑은 우리의 아들 딸과 손주 손녀들을 군사기지에 내어 맡길 순 없지 않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화는 돈다발 세는 소리도 쌀독을 채우는 소리도 아닌 어멍들 숨비소리 아이들 물장구소리"

송 목사는 이어 “깊은 밤 승냥이 울음소리와 함께 돈 비오는 소리, 쌀독에 쌀붓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지만 그것은 평화의 소리가 아니”라며 “그것은 무너지는 소리이고, 우리의 양심이 돈에 팔려 나가는 소리이며, 우리 들판의 생명이 가뭄으로 쩍쩍 갈라져 나가는 소리”라고 비유했다.

또한 “그것은 결코 평화의 소리가 아니며, 그것은 폭탄을 저장하는 소리요, 화약고를 채우는 소리요, 샛별 같은 우리 아이들의 눈망울과 머리에 섬광 같은 화염을 예비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송 목사는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은 돈다발 세는 소리가 아니라, 쌀독을 채우는 소리가 아니라, 확성기에서 들려오는 군가소리가 아니”라면서 “진정 우리 아이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것은 해맑은 웃음소리이고, 들판을 뛰어놀고 바당을 자유로이 헤엄치는 물장구소리이며, 어멍들의 숨비소리요, 오름을 쓰다듬는 평화의 바람소리이다”라고 말해 보상금에, 경제논리에, 안보논리에 휘둘리는 현실을 더욱 힘주어 성토했다.

그러면서 송 목사는 “우리 그냥 길이니까 걸어갑시다”라며 “길이 아닌 곳은 밟지 말고 비록 거칠어도, 비록 비좁아도, 끝까지 이 길을 갑시다”라면서 평화의 길, 생명의 길, 양심의 길인 해군기지철회 반대운동에 모든 그리스도인이 동참해줄 것을 촉구했다.

송 목사는 이날 21일간의 단식을 풀면서 “이것이 끝이 아니다. 이것이 끝이라면 우리는 실패한 인생이다”라고 잘라 말하고 “이 어둠이 지새거든 다시 새벽바다로 나섭시다. 나가서 우리의 억센 팔뚝으로 생명의 노를 부여 잡읍시다. 평화의 돛을 다시 올립시다”라는 말로 해군기지가 철회되는 날까지 이 운동에 매진할 것을 천명했다. 

송 목사는 단식 첫날에 비해 몸이 조금 야위었을 뿐 더욱 양명해진 눈빛과 몸짓으로 이날 3차에 걸친 단식을 마무리하고, 생명평화의 꿈을 반드시 이루겠다며 그가 담임목사로 임하고 있는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에 위치한 대정서림교회로 향했다.

   
 
▲ 송영섭 목사와 21일간 동거동락해온 앉은뱅이 책상. 그가 틈틈히 읽던 책 한권과 찬송가집이 펼쳐져 있다.
 

   
 
 
   
 
▲ 단식 첫날인 지난달 25일 제주기독교 성직자와 평신도들이 금식기도회에 임하는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단식 11일째인 지난 4일 송영섭 목사(맨 오른쪽)을 비롯한 기독교 목회자들이 해군기지철회를 촉구하며 금식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 금식기도 첫날의 송영섭 목사
 
   
 
▲ 단식 11일째의 송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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