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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파업

이상호 (대전노회,공주세광교회,목사) 2009-12-11 (금) 16:29 14년전 7265  
목사도 노동자인가?


목사 파업


아시아나 항공 기관사 노조가 오랫동안 파업에 들어가 엄청난 손실을 가져왔다고 하는 보도를 듣습니다. 생활보장도 꽤 되는지라 귀족노조라는 비판도 있었다.

작은 교회 목사는 어떤 의미에서 노동자다. 교회사찰을 겸하니까. 일을 보고 안할 수도 없고 당연히 교회를 사랑하는 목사라면 예배당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일도 거룩한 일로 여겨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부고앞에서 큰집 수리하며 10여 년간 살 때에는 매일 노가다를 하다시피 했다. 주인이 사글세는 적게 받는 대신 수리를 해주지 않아 오래 된 일제가옥을 늘 수리하며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

그 후에 이곳 주봉리로 이사와서도 교회를 짓고 사택을 만드는 일로부터 사랑이있는집을 짓고 예배당을 수리하는 과정에서도 노동은 필수였다. 최근에 '왜 수도원에서는 열심히 일했을까?'하는 글이 감동이 되었던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런데 월급은 얼마인가? 우리 세광을 돌이켜보니 참 감사하다. 84년도에 교회를 개척하여 85년도에는 생활비가 10만원, 86년도에 15만원, 87년도에 20만원 등 보너스가 전혀 없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비록 2개월이지만 보너스에다 거의 매년 10만원씩 증액되다 IMF나 교회가 성장하지 못할 때는 동결되기도 하면서 금년에는 월 130만원에 무려 18개월을 받는다. 그러니까 액수로 보면 적다고 할지 모르지만 그 성장, 증액 프로테이지로 보면 장족의 발전이다. 혹 교회를 성장시키지 못해 그렇다고 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나 우리 대전노회 99개 교회 중 30위 안에 드는 우리 교회 수준이 그 정도이니 우리 한국교회의 목회자 평균 생활실태를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는 그간 20여년 간 세광교회 목회를 하면서 단 한번도 불평하거나 후회해 본 적이 없다. 생활비(월급)가 작다고 투정부린 적도 없다. 더욱이 파업은 생각도 해 본적이 없다. 부족한 사람이 목회하다보니 부흥되지 않아서 그러려니 했지, 결코 많이 받으려는 생각조차 해 본 일이 없다. 그리고 그저 목회가 신나고 좋고 행복했다. 따라서 밥을 굶어 본 적도 없고 슬퍼해 본 적도 없다.

얼마 전에 『환경미화원과 성직자』란 글을 쓰면서 아래와 같은 신문기사를 옮긴 적이 있다.
"환경미화원 모집에 12.5대 1, 대졸 경쟁률만 2대 1!"
『지난 달 23일 경북 경주시에 따르면 지난 20일 환경미화원 25명을 모집하면서 원서 마감한 결과 2년제 대졸 이상 학력자만 50명이 몰려 최근 극심한 구직난을 다시 한번 실감케 했다. 남자 18명, 여자 7명을 뽑는 경주시 환경미화원 모집에는 모두 313명이 응시해 전체 경쟁률은 12.5대 1로 나타났다.
연령제한이 없다보니 30∼40대가 전체 75%에 해당하는 234명이 응시해 최근 나타난 '삼팔선(38세 정년)과 사오정(45세 정년)'현상이 사실임을 입증했다.
경주시는 남자는 30㎏짜리, 여자는 15㎏짜리 모래주머니를 들고 50m 빨리달리기와 오래 들고 버티기 등 체력검사를 통해 3배수를 선발하고 면접에서 최종합격자를 가려낼 예정이다. 경주시 환경미화원의 경우 월평균 보수가 200만원 정도 되며 중·고등학생 자녀의 학비도 지원해 준다.』(03. 11. 23)

당시 나의 생활비는 120만원, 보너스까지 평균 180만원이었다. 환경미화원 모집 경쟁률이 12.5대 1이나 되고 분명 월급도 많다. 그러나 환경미화원과 성직자는 엄연히 다르다. 목사는 월급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이 사회에서 존경받는 성직자이다. 목사의 아내는 '사모님'이라 불러 존경을 받는 직분이다. 그런데 신뢰가 깨져 존경을 받지 못한다면 끝나는 것이다. 존경받지 못하는 목사질 하려면 차라리 환경미화원이 낫지 않을까? 아니다. 목사와 교우들의 삶이 다르고, 일하는 내용이 다를 뿐이다. 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환경미화원의 일이 있고 사람들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행복하게 만드는 성직자가 할 일이 있다.

분명한 것은 오늘 우리 사회에서 성직자들이 받는 생활비는 적은 편이다. 그러나 목사가 생활비를 더 받기위해 파업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목사는 오직 사명감으로 그 직분을 감당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목사는 예배드리고 나면 무슨 일을 하는지 평신도들이 잘 모르기 때문에 할 일 없이 편하다는 둥 매일 일과가 무엇이냐는 둥 궁금해하고 불평하는 분들이 있다. 목사가 하는 일은 교회행정, 심방과 교인관리, 교육, 상담, 예배인도, 운영, 교회당 건물 및 부동산관리, 홈페이지 관리 등 많은 일들을 한다. 그중에서도 설교는 목사의 존재이유이다. 그런데 설교준비는 일상의 삶 자체이다. 밥을 먹어도 설교, 길을 가도 설교, 심방을 하고 사람을 만나도 설교, 신문을 보고 책을 보아도 설교준비다. 또한 설교를 생명으로 하는 목사는 존경받지 못하면 메시지에 파워가 있을 수 없다. 따라서 설교에 문제가 있다면 죽던지, 떠나든지, 결판내야 한다.

목사는 언제든 세가지 준비를 해야한다고 한다. 1) 이사갈 준비, 2) 설교할 준비, 3) 죽을 준비 말이다. 나는 부족한대로 준비가 되어 있다. 이사갈 준비도 되어 있고, 언제나 설교할 준비도 되어 있고, 언제나 죽을 준비도 되어 있다. 특히 한 교회에 21년씩이나 있었다면 더 이상 미련도 없다. 지금 주님이 오라 하시면 내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대 환영이다. 주님의 명령이라면 언제든지 '아멘'하고 이 세상 떠날 준비가 되어 있다. 언제든지 새로운 교회를 개척할 용의도 있고, 부족하지만 다른 교회에서 불러 준다면 임지를 옮겨 볼 마음도 있다. 다만 성령보다, 기도보다 앞서지는 않으리라. 피차에 주님의 평화가 있기를 바란다. 

[출처] 공주세광교회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 http://sk8404.or.kr/welcome/bbs/board.php?bo_table=04_3&wr_id=309

 

* 2005년도에 쓴 글인데 평신도들이 목사를 이해하고 목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까해서 나눕니다. 지금은 교회 안에서 게이트 골프를 즐기며 행복하게 목회하고 있습니다. 혹시 게이트 골프가 궁금하신 분은 찾아주세요. 환영하겠습니다. 공주에서 샬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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