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지 헨리 버튼, 무릎 꿇고 기도하는 여인, 12.3*18.1cm, 1860년
젊은 여인이 무릎 꿇고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다. 두 손을 힘주어 꼭 쥠으로써 간절함의 강도를 나타낸다. 꽤 오랜 시간 이렇게 기도하고 있었는지 지쳐 보인다. 눈 아래 볼과 귓불이 붉은 것은 그가 기도하면서 눈물을 흘렸기 때문일 것이다. 붉은 커튼으로 가린 작은 공간에서 복장도 평범한 모습 그대로, 누구나 언제든 와서 앉을 수 있는 의자에 몸을 굽혀 간절하게 기도하고 있다. 문제가 무엇인지는 모른다. 건강‧가정‧교육‧경제‧부모 등 우리 삶에 연관된 모든 문제를 안고 주님께 호소한다.
기도하러 한적한 공간이나 방해받지 않는 기도원 등이면 더 좋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리하려면 또 일부러 시간을 만들고 일상을 잠시 접어야만 가능하다. 이 여성은 그럴 여유가 없다. 그래서 그냥 자신이 생활하던 일상의 공간, 평범한 시간에 의자에 엎드려 기도를 올린다. 시간과 공간보다 중요한 것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가 하나님께 기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주님은 우리 기도를 들을 준비를 다 하고 응답할 태세를 완비하고 계신다. 중요한 것은 내 문제를 혼자 간직한 채 앓지 말고 주님께 요청하고 부탁하고 호소하는 것이다.
오늘 나를 괴롭히는 것이 무엇이든-개인‧가정‧교회‧사회의 문제를 부여잡고 주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할 때 주님은 우리에게 응답하심으로써 죽지 않고 살아계심을, 멀리 있지 않고 바로 내 곁에 계심을 확인해주신다. 그러므로 19세기보다 더욱 나빠진 21세기 이 지독한 무신(無神)의 시대에 기독교 신앙은 기도와 응답의 순환 과정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기도와 응답을 통해 캄캄한 밤하늘의 아스라이 멀리 계신 하나님이 뜨거운 태양처럼 내 삶에 불끈 개입하시고 생명을 주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