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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성 기도법

신솔문 (전북동노회,임실전원교회,목사) 2020-02-19 (수) 07:51 4년전 1747  

1.

 

주일오후집회에서는 사무엘상을 순서대로 묵상하고 있습니다.

 

지난 주일 본문은 3:1~10이었는데요.

어린이 찬송가 어린 사무엘, 기도했어요. 나도 할래요~ 나도 할래요~’

18세기의 그림 기도하는 어린 사무엘과 관련된 말씀입니다.

 

 

400px-The_Infant_Samuel_at_Prayer_-_Sir_Joshua_Reynolds.png

 

 

 

2.

 

얼핏 이 본문의 신앙교훈은 기도인 듯 보이는데

이러한 선입관을 버리고 읽어보면 뜻밖에,

기도와 직접적인 관련성을 발견하지 못합니다.

 

거칠게 말하자면 어린 사무엘이 엘리 제사장에게

널 부르는 소리는 주님의 소리라는 조언과

주님의 부르심에 대답하는 요령을 듣고,

다시 잠자리로 돌아와 대기하다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는 내용일 뿐입니다.

 

어쨌든 하나님과의 대화였으니 기도의 일종이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이 의사소통이 하나님께서 뜬금없이 부르시는 것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은

일반적인 기도 정의(定義)에서 다소 벗어납니다.

 

하나님이 호렙산에서 모세 부르시면서 시작된 대화(3)

모세의 기도라고 여기지 않는 이유와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말씀 속 어린 사무엘에게

기도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것일가요?

 

만일 기도적인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면

호렙산에서 부르심을 받은 모세와

실로 성전에서 부르심을 받은 어린 사무엘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하나님 앞에서”(코람 데오)라는 하나님 면전(面前) 의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디안 광야의 모세는 자신을 하나님께 잊혀진 사람이라고 여기고 있었을 겁니다.

면전 의식이 희박할 수밖에 없지요.

 

반면에 성전에서 생활하는 어린 사무엘은

군기가 바짝 든 상태였습니다.

면전 의식이 강할 수밖에 없지요.

근접 문맥에서 어린 사무엘과 엘리 제사장의 아들들이

하나님(여호와) 앞에서”(2:17)라는 대비점으로 비교되고 있다는 점도

이것을 뒷받침해줍니다.

 

 

3.

 

하나님 면전 의식을 기도 범주에 포함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기도의 일종(一種)이 아니라

기도의 전제 조건, 기도의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특수한 환경에서는

하나님 면전 의식은 그대로 기도가 됩니다.

 

이런 기도입니다.

크게 낙심하여 맥이 풀리면

주술 구조를 가지는 구문으로 드리는 기도가 잘 안 나옵니다.

이대로 주저앉을 수도 없는 일이어서

기도의 자리로 나아가지요.

 

기도의 자리인 하나님 면전 의식을 수월하게 가지기 위해 기도원에 가고 싶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그럴 여유도 없지요.

결국 예배당으로 갑니다.

예배당에서, 하나님 면전에서, 기도의 자리에서

하염없이 앉아있다가

극심한 정신적 피로에 시간이 길어지면

예배당의 긴-의자에 눕기도 하는데요.

저는 이런 상황의 하나님 면전 의식은

기도의 일종이라고 봅니다.

이름도 지었지요.

 

농성 기도법

 

경험해보신 분은 공감하실 겁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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