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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의 소중한을 깨우쳐 준 소녀

최윤식 (익산노회,울밖교회,목사) 2018-08-14 (화) 06:08 5년전 2434  

말씀의 소중함을 깨우쳐준 소녀

 

목회 초기인 전도사 시절 때의 이야기다.

어느 봄날 수요일이었다. 몸살이 났는지 몸이 으스스 춥고 몹시 머리가 아팠다. 저녁 예배를 도저히 인도할 수 없을 것 같았다. 장로님께 수요예배 인도를 부탁하고 두툼한 솜이불을 뒤집어 쓴 체 한축기에 떨고 있었다. 오후 네 시쯤 누군가 방문을 노크했다. 방문을 열고 보니 초등학교 5학년인 주일학교 소녀가 방문 앞에 서 있었다. 뭔가를 내밀었다. 음료수 한 병과 빵 하나였다.

 

오늘 소풍 갔다가 전도사님 생각나서 사왔어요.”

군것질 심할 나이에 전도사를 생각해서 먹을 것을 사가지고 와 건네는 그 마음이 기특했다. 감사의 말 한마디 아니할 수 없었다.

참 고맙다. 그런데 어린 네게 이런 사랑을 받으니 염치없구나!”

그 어린 소녀는 쑥스러운 듯 몸을 비비꼬며 말했다.

전도사님이 고마워요. 우리에게 늘 귀한 하나님 말씀, 생명의 말씀을 들려 주시니까요.”

그 말을 듣는 순간 전기에 감전된 듯 온 몸이 짜릿했다. 전도사가 설교를 통해서 전하는 말이 귀한 말씀’, ‘하나님 말씀’, ‘생명의 말씀이란다. 나는 주일학교 어린이 정도는 재미로 교회에 오는 것으로 여기고 있었다. 그런데 초등학교 5학년인 어린이가 하나님의 말씀을 귀한 말씀, 생명의 말씀으로 고백하고 있다. 그리고 그 말씀을 전도사님이 들려주시니까 고맙다고 한다. 고마워서 음료와 빵을 사왔다고 한다. 나는 그 소녀가 내민 간식과 그가 한 말을 듣고 하나님 말씀을 전하는 성직자로서의 내 직분이 자랑스럽게 여겨졌다. 더불어 말씀 전하는 사명이 얼마나 귀하고 중요한가도 깨달았다. 예배가 있는 날 말씀 전하는 일을 소홀히 한 체 이불을 뒤집어쓰고 있는 내 자신이 한없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죽을병도 아니고 거동하지 못할 처지도 아닌데 귀한 하나님의 말씀, 생명의 말씀을 전하는 사명을 이토록 소홀히 여기다니... 자책감과 더불어 마음이 뜨거워지면서 전하다 죽는 한이 있어도 예배와 설교는 꼭 감당해야 되겠다는 사명감이 솟구쳤다.

 

나는 장로님에게 오늘 수요 예배를 인도하겠노라고 전달했다. 장로님은 몸이 다 나았느냐고 물으셨고, 나는 아직도 아프기는 하지만 예배를 인도할 정도는 된다고 대답했다.

 

저녁 예배시간에 복장을 단정히 하고 강단에 섰다. 교인들은 나의 아픔을 전해 들었는지 측은히 여기는 표정으로 나를 주시하고 있었다. 찬송을 부르며 예배를 시작했다. 몸살기는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힘이 나를 붙들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그날 성령에 사로잡혀 열정적으로 말씀을 전했다. 교인들도 그 어느 때보다 은혜를 받는 것 같았다. 예배가 마쳤을 때 신기하게도 몸살기는 사라지고 몸은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와 있었다. 말씀을 전하는 주의 종을 하나님이 붙들어 주셨음이 틀림없다.

 

나는 그 이후로 말씀 전하는 일을 소중히 여기며 목회에 임해왔다. 부모님 장례식 때도 강단을 지키며 말씀을 증거 했다. 폐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고 나흘 만에 외출을 나와 옆구리에 공기주머니를 찬 체 말씀을 전했다. 그 때 호흡이 힘들어 비록 10여분의 짧은 설교를 했지만, 그리고 내용은 특별하지 않았지만 교회는 울음바다가 되었고 교인들은 넘치는 은혜를 체험했다. 교인들은 설교 내용만이 아니라 설교자의 열성을 통해서도 은혜를 느낀다.

 

목회자가 제일 우려하는 병이 두 가지 있다. 설사병과 목감기이다. 설교 중 설사가 나면 도중에 화장실 다녀올 수도 없고 그렇다고 그냥 배설할 수도 없고 참 난감한 일이다. 목감기에 걸리면 소리가 나오지 않으니 설교하는 사람도 힘들고 듣는 사람도 답답하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있다. 설사병이 있어도 강단에 서면 예배 중에는 아무 탈이 없다. 적어도 나의 경우에는 그랬다. 제단에 서서 말씀 증거 하는 종을 하나님이 붙드신다는 명확한 증거이다. 목감기에 걸려 거북스럽게 설교를 하면 교인들은 목사님이 힘든 가운데서도 하나님 말씀 전하느라 애쓴다고 동정심에 은혜 받는다.

 

어쨌든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이 던진 한 마디는 목회초년생인 나에게 하나님 말씀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말씀 전하는 자의 사명을 크게 각인시켜 주었다.

감사해요. 우리에게 늘 귀한 하나님 말씀, 생명의 말씀을 들려 주시니까요.”

하나님의 말씀은 귀한 말씀이요, 생명의 말씀이다. 하나님은 그의 말씀을 보내어 인간들을 고치시고 위험한 지경에서 건지신다(107:20). 그 소중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가르칠 사명을 받은 목회자는 얼마나 복 받은 자들인가? 그 소중한 사명을 받은 목회자가 아프다고, 피곤하다고, 바쁘다고 말씀 전하는 일을 소홀히 하면 되겠는가?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 소녀는 이제 막 목회를 시작하는 나에게 하나님의 말씀의 가치를 깨우쳐 주기 위해, 또 말씀 전하는 사명을 강화시키기 위해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였다는 생각이 든다.

 

 

주의 말씀의 맛이 내게 어찌 그리 단지요. 내 입에 꿀보다 더 다니이다. 주의 법도들로 말미암아 내가 명철하게 되었으므로 모든 거짓행위를 미워하나이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시편119103-105)


이상호 2018-08-16 (목) 15:32 5년전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 천사의 사랑이 목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주었네요.
은혜가 되었습니다. 건강한 여름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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