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래 전 <라이언 일병 구하기> 영화에서 보았던 인상적인 장면입니다.
노르망디 해변의 처참한 전투 한복판에서
죽어가는 병사를 위해
기도하는 군목의 모습입니다.
이런 장면을 어제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발견하고 놀랬습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는 알아차리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이 장면이 빠르게 지나갔지만, 이 영화에서는 상당히 길게 보여줍니다. ‘총알이 빗발치는’ 곳에서 죽어가는 병사를 초연하게 돌보는 군목을 보면서 엄폐물에 몸을 피한 전투병조차 ‘내가 헛것을 보나?’ 중얼거립니다.
실화일까요? 아니면 영화 제작자들이 상상해서 넣은 것일까요?
두 영화 모두 노르망디 상륙작전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하고 있고
특히 <밴드 오브 브라더스>는 노르망디 내륙에 강하한 공수부대 실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 같습니다.
2.
무모하게 군목이 전투 현장에 함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전투에 투입되기 전에 기도해주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아서였을까요?
죽기 전 군목이 기도해주어야만 천국에 가기 때문일까요?
임종 기도를 후방에서 해줄 수 없는 것일까요?
전투병에 비해 군목 수가 적으니 목숨 아끼는 것이 결국 많은 전투병들을 유익하게 하는 지혜로운 선택 아닌가요?
당시에 군목 지휘관이 어떤 이유를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저의 이러한 반문들 속에서도 살아남는 이유는 딱 한 가지입니다.
“그저, 죽어가는 병사와 함께 있으므로 신앙적 위로를 주고 싶었다”
3.
이 무모한 군목들에게서 저는
무모한 성육신 교리의 흔적을 봅니다.
임마누엘!
[추신]
새가정사 가정예배서 내년도 원고 일부를 ‘샘플’로 올립니다.
“군인”과 관련된 성경말씀이어서요.
오늘 말씀에서 사명자인 성도에게 제시된 모델들은 병사와 운동선수와 농부입니다. 첫째, 병사가 승리를 위해 고난을 달게 받아서 지휘관을 기쁘게 하는 것처럼 성도들도 사명을 위해 고난을 달게 받아서 주님을 기쁘시게 해야 합니다. 둘째, 당시 운동선수들이 경기 규칙은 물론 엄격한 훈련 규칙을 지켜서 월계관을 받았던 것처럼 성도들도 훈련에 힘써 주님의 인정을 받아야 합니다. 셋째, 농부가 수고를 하여 수확을 누리는 것처럼 성도들도 수고하여 주님이 주시는 보람을 누려야 합니다. 실제로 신앙의 길을 갈 때 이 사명자 모델들은 성도들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마음에 새겨들어야 할(7절) 이유입니다.
이 모델들의 신앙생활 적용은 요령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세 가지 모델을 마음에 품고 행동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각 모델은 다른 삶의 국면에서 최적의 힘을 발휘합니다. 통상적인 상황에서는 농부 모델을 가지고 살아가십시오. 사도 바울이 교회를 농부의 마음으로 대하고(고전 3:6~7), ‘자식 농사’라는 말이 있듯이 인생 전반은 농사와 비슷합니다. 수고하는 농부 마음으로 일상을 가꾸십시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는 운동선수처럼 훈련에 힘쓰고 전력 질주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이러한 삶의 국면에서는 운동선수처럼 힘을 써야 합니다. 드물지만 병사처럼 살아야 할 때도 있습니다. 위험과 역경이 예상되어도 군인정신으로 돌파해야 하는 상황이지요. 그런 우리들을 주님의 군사라고 합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용맹스러운 군사, 성실한 운동선수, 수고하는 농부처럼 살아가시길 기도합니다.
제목: 신앙생활의 세 가지 모델
요절: 너는 그리스도 예수의 좋은 병사로 나와 함께 고난을 받으라 (딤후 2:3)
기도: 어떤 삶의 국면에서도 주님의 사명자임을 잊지 말게 하소서. 아멘
성찰: 오늘은 어떤 모델로 살아야 할까?
찬송: 351장(통 389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