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청지기 주일입니다. 청지기는 주인을 대신하여 집을 관리하는 사람입니다. 헬라어로 “오이코노모스”라고 하는데 이는 “오이코스”(집)와 “네모”(관리하다)가 합쳐진 단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제직은 하나님의 집을 관리하는 청지기입니다. 아브라함은 청지기 엘리에셀을 신임했습니다. 오죽 했으면 아브라함의 며누리 감을 구해오는 일을 엘리에셀이 맡을 정도입니다. 요셉은 애굽에서 시위대장 보디발의 청지기 였습니다. 요셉은 “우리 주인이 주인의 음식과 아내만 제외하고는 자신에게 모든 일을 맡겼다”고 고백합니다. 청지기의 권한은 막강한 것입니다.
오늘 예수님은 한 불의한 청지기에 대해서 말씀하십니다. 어떤 부자는 자신의 청지기가 주인의 소유를 낭비한다는 소문을 듣고 청지기를 불러서 “네가 보던 일을 셈하라 청지기 직무를 계속하지 못하리라”고 말합니다. 이 청지기는 “내가 무엇을 할까 땅을 파자니 힘이 없고, 빌어먹자니 부끄럽구나” 말하며 주인에게 빚진 자들을 불러서 그들의 빚을 감해주었습니다. 그것은 그가 청지기 직무를 빼앗길 때 자신을 영접해주기를 기대하며 선심을 베푼 것 입니다. 따지고 보면 이 청지기는 두 번씩이나 주인의 재산을 축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주인은 이 옳지 않은 청지기가 일을 지혜롭게 하였다고 그의 지혜를 칭찬하였습니다.
아니 이 일이 어떻게 칭찬받을 일입니까? 이 불의한 청지기는 한번 주인의 재산을 낭비한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임의로 부채를 감해준 것입니다. 여기서 주인이 칭찬 한 것은 이 청지기의 행동이나 청지기가 아니라 바로 그의 지혜를 칭찬한 것입니다. 칭찬받은 청지기의 지혜는 첫째, 자기 발견의 지혜입니다. 청지기는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 자신위에 또 다른 주인이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그는 자신을 파면시킬 권한을 가진 자입니다. 우리도 내가 내 인생의 주인이 아니라 우리는 주인의 소유를 맡아 관리하는 청지기임을 깨닫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청지기의 지혜는 둘째, 결산의 날이 있음을 깨달은 지혜입니다. ‘셈하라’는 말은 ‘네 모든 장부를 넘겨주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누구든지 하나님 앞에서 결산할 날이 옵니다. 결산의 날은 심판의 날입니다. 결산의 때를 모르고 사는 자는 눅12장의 어리석은 부자와 같이 파멸을 맞습니다. 셋째, 남은 기회를 선용하는 지혜입니다. 이 불의한 청지기는 파면당할 때 그가 의탁할 곳을 지혜롭게 준비했습니다. 누구에게나 남은 기회가 있습니다. 의미 있게 산 하루는 허비해버린 1년 보다 더 귀한 것입니다. 예수께서는 불신자들의 내일을 준비하는 지혜를 칭찬하시며 믿는 자들이 영원한 우리의 처소인 천국을 준비하고 있는지 묻고 계십니다. 그것이 세상의 재물이든, 당신의 생명과 은사, 재능, 시간이라도 하나님의 뜻대로 사용하십시오. 그것이 지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