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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용달 장로님을 보내드리며(묘비명)

이상호 (대전노회,공주세광교회,목사) 2017-08-20 (일) 05:21 6년전 2321  

유용달 장로님을 보내드리며


지난 주일(8. 13) 밤 9:30에 소천하신 유용달 장로님은 1940. 3. 25 공주시 검상동에서 태어나셨다. 믿음이 좋아서 총각집사로 양 교회 목사들 중매로 1968년 이순자 권사와 결혼하였다. 젊어서는 공주군청 잠종장에 근무하며 새마을지도자로, 민원처리 등의 공로로 대통령상도 받았었다.


그러다가 공주로 나오면서 집근처 나사렛성결교회에 출석하시며 믿음을 인정받아 장로로 임직하여 섬겼다. 담임목사가 자리를 옮겼고 장로님도 이사하며 지난 2001년 말 동생의 남편이 장로로 있는 우리 세광교회에 나오시게 되었다.


그러나 젊어서 40일 금식기도하시다가 잘못되어 약간의 뇌에 이상이 있으셨다. 그리고 이미 60이 넘으셔서 시무장로로 취임을 못하셨다. 더구나 수년 동안 치매증상이 있으셔서 예배시간, 약속시간이 잘 안되었다. 게다가 대예배나 공 예배시간에도 목사가 자기를 저주한다고 큰 목소리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시기도 하였다. 목사가 교인을 저주하면 자기 손해가 아닌가? 아니 목사가 어떻게 헌금하고 봉사하는 성도를 저주할까? 치매니까 일일이 대꾸할 수도 없고 한이 있으시면 다 들어드리고 싶기도 하고... 그럴 때마다 참 난감하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러나 훌륭한 점도 많았다. 항상 빗자루로 마당을 쓸으셨고, 식사 후에는 커피를 타다 주셨다. 기도도 우렁차게 참 잘 하셨다. 안타까운 것은 50이 다 된 큰 아들과 막내아들이 결혼을 하지 못해 아쉬웠다.


한 평생 큰 걱정 없이 사셨던 장로님은 말년에 직장암 판정을 받으셨다. 지지난 주일에도 치킨파티에 참석하셔서 아주 잘 잡수셨다. 그런데 주일 밤 주무시듯이 소천하셨다. 아내와 큰 아들이 함께 있었지만 임종한 줄을 모를 정도로 편안하게 가셨다. 119에 전화해서 심폐소생술을 했지만 이미 늦은 상태라 바로 의료원 장례식장으로 모셨다.


밤 10시 넘어서 연락받고 성도들과 달려가 보니 덩그러니 큰 방에 교통사고로 온전하지 못한 큰 아들이 혼자 방을 지킨다. 자정이 다 돼서야 임종예배를 드리니 새 날이 되었다. 차도 없는 집안에 장례일정을 소화하기가 무척 염려가 된다. 두 딸은 필리핀, 미국에 있고, 두 아들은 미혼이니 말이다.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비가 억수로 온다. 금일봉 들고 다시 장례식장으로 달려갔다. 3일장이냐, 4일장이냐? 미국에 있는 딸이 오려면 4일장이다. 애틀랜타에서 비행시간만 14시간이고 비행기가 맘대로 있는 것도 아니다. 저녁에 다시 들러 동생의 남편 부천교회 백창인 장로(전국남신도회 차기회장)가 있어서 든든하다.


다시 3일째 여전히 비가 내린다. 아침에 장례식장에 가서 위로예배 드리고 대전 전민족대회 준비위 발족 기자회견 대표발언도 하였다. 부지런히 장례식 순서지를 만들고 저녁 7시 드디어 미국에 있는 딸과 사위 목사가 도착했다. 7:30 입관실에서 마지막 얼굴 대하고 8시 빈소에서 입관예배를 드렸다.


장례 4일째인 16일 아침 날씨가 좋다. 8:30 장례예배를 인도하고 운구가 시작되어 교회당을 들렀다가 같은 이인면에 있는 공주나래원 장례식장으로 이동했다. 바로 다시 기도회를 인도하고 화장장 화구로 들어가는 장면을 지켜봄으로 성도들과 함께 하는 장례식이 끝났다. 그 와중에 아주 어렵게 만난 가족사진도 찍고 마침 초대 장진배 장로 잔디장을 찾아 둘러보았다. 유장로님의 한 줌 재는 바로 그 옆으로 모신다. 가족 중에 목사가 둘, 장로가 있으니 나머지는 가족에게 맡겼다.


“주 안에서 죽는 자는 복이 있다”(계시록 14: 13). 장로님은 분명 복있는 죽음을 맞이하셨다. 아내와 아들이 함께 한 자리에서 편안하게 주무시듯 가셨다. 주일 예배 다 마치고 수요예배 전에 장례 일정을 마쳤다. 목회자들에게 참 좋은 시간이다. 질병이 있으셨지만 큰 고통 없이 가셨다. 60평생 처음 보는 장면이다.


일전에 컴퓨터 프로그램 가운데 묘비명을 쓰는 일이 있었다. 양지목사도 바로 생각 없이 써 보았다. 아니 평소 생각을 해 둔 것이다.


양지 이상호 목사 여기 잠들다.

(1955. 11. 05 - )


아! 좋다.

신나게 잘 살았다.

이제 쉬어야지.

인생 소풍 마치고나서.


언제나 죽을 준비를 해 두어야 한다. 아니 언제 죽어도 좋게 ‘
서로 좋게 잘 살자’(가훈). 주 안에서 미워하지 말자, 아니 하나뿐인 아내, 하나뿐인 남편, 자식과 부모, 성도와 이웃 …….


소풍 같은 인생이다. 금방이다. 인생 여행 마치는 날 후회 없이 살자. 가고 싶으면 지금 가자. 하고 싶으면 지금 하자. 함께 먹고 싶으면 지금 먹자. 사랑하고 싶으면 표현하자. 아, 참 좋다!!!

 





입관예배





기도 : 송해성 장로














장례식장에서 기념촬영? 큰 사진이라 미국 필리핀에서도 현상할 수 있습니다.


여기는 고 장진배 장로 잔디장에서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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