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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근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소서!

박원근 (서울남노회,이수중앙교회,목사) 2011-10-08 (토) 15:11 8년전 6476  

제목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소서!

왕상 3:4-9, 10-15

존 웨인 쉴레터라는 사람이 쓴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라는 책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존 웨인 쉴레터는 자기 어머니 이야길 하고 있어요. 자기 어머니는 세상 떠나기 8시간 전에 병실을 찾은 자녀들에게 유언 같은 말을 남겼다고 합니다. 어머니의 임종을 지켜보고 있는 자녀들의 마음이 얼마나 괴롭고, 침통했겠습니까? 고통 중에서 잠시 의식이 깨어난 어머니는 입술을 열어 이렇게 말합니다. “내 사랑하는 자녀들아, 내가 죽은 후 내 무덤에는 어떤 꽃도 가져오지 말거라. 나는 무덤에 없을 테니까. 나는 육체를 떠나면 곧장 유럽으로 날아갈 것이다. 네 아버지가 밤낮 유럽 데려간다고 약속만 했다가 한 번도 가지 못했잖니?”

자녀들은 어머니의 이 위트 넘치는 유머를 듣고 환한 웃음을 터트렸습니다. 얼마 후 어머니는 자녀들을 바라보며, ‘내일 아침 천국에서 만나자’는 한마디 말을 남기고 눈을 감았습니다. 얼마나 지혜로운 어머니입니까? 마지막 세상을 떠나면서 자녀들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모습을 남길 수 있었던 그 어머니의 지혜가 얼마나 부럽습니까? 오늘 날 우리는 지식의 홍수 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혜는 고갈되어 갑니다. 지혜란 지식과 공통점은 있지만, 차원이 다릅니다. 공부를 많이 한 학 박사일지라도 어리석은 사람이 있는가하면, 일 자 무식해도 지혜로운 사람이 있습니다. 한마디로 말한다면, 지혜란 주어진 정보나, 지식 또는 경험을 가지고 주어진 상황에 맞게 잘 처신해 가는 능력이라고 말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이 인간에게 임하면, 지혜는 눈을 뜨게 되고, 힘을 떨치게 됩니다.

솔로몬 왕이 바로 그런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잠언 3,000을 말했고, 찬송 1005곡을 지어 불렸습니다. 종교뿐만 아닙니다. 정치, 군사, 경제, 사회, 문학, 법률에 이르기까지 통달했습니다. 병거 1,400을 친히 제작했고, 마병 12,000을 거느린, 군사 전략에서도 탁월한 지혜를 가진 사람이었습니다. 부인은 몇 명이었는지 아십니까? 후비만 700명, 빈장이 300명이었다고 합니다.( 왕상 11:3) 그러니 대단하지 않습니까? 저는 제 아내 하나만 모시고 사는데도 힘이 드는데, 일 천 명의 아내를 거느리고 살았다니 얼마나 놀라운 지혜입니까?

솔로몬은 어떻게 이렇게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었습니까?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는 첫 번째 조건은 겸손한 마음을 가지는 일입니다. 솔로몬이 얼마나 겸손했습니까? 솔로몬이 어떻게 일천 번제를 드릴 수가 있었습니까? 어떤 사람이 기도하게 됩니까? 겸손한 사람입니다. 자기의 부족을 아는 사람, 자신의 한계와 약함을 아는 사람이라면, “오 하나님, 도와주시옵소서!” 내가 믿는 하나님께 도움을 간청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솔로몬의 고백을 들어보십시오. “나의 하나님 여호와여, 주께서 종으로 종의 아비 다윗을 대신하여 왕이 되게 하였사오나, 종은 작은 아이라, 출입할 줄을 알지 못하고”( 7절) 솔로몬은 왕이 되었지만, 자기는 여호와의 종임을 자처하고 있습니다.

교회의 일꾼은 다 종입니다. 섬김을 받아야할 사람은 목사, 장로가 아닙니다. 초 신자요, 세상 사람들입니다. 장관도 대통령도 종입니다. 국민들의 종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공무원을 공복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종사상, 공복사상은 기독교 신앙에서 왔습니다. 기독교가 인류에게 기여한 일 중에 하나는 통치자들은 종이라는 사상입니다. 대통령이 종노릇하려고 해야지, 지배자가 되려고 하면 나라가 잘못됩니다. 한국교회는 주의 종을 섬겨야 한다고 가르치는데, 그것처럼 잘못된 일이 어디 있습니까? 종은 섬김을 받는 자가 아니라, 섬기는 자입니다. 유교적 영향을 받은 우리 한국사회는 종이라는 개념을 계급화 시켜놓았습니다. 목사를 부르는 호칭 가운데 ‘주의 종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참으로 웃기는 일이 아닙니까? 주께 붙어야할 님 자가 종에게 붙어 있어요. 주의 종님이 아니라, ‘주님의 종놈’이라고 해야 옳지 않겠습니까? 종에게는 님 자가 붙을 수가 없어요. 종은 섬김을 받을 대상이 아닙니다. 섬겨야할 대상입니다.

그런데 이 섬김에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입니다. 지혜의 근원은 하나님이십니다. 지혜는 하나님께로부터 와요. 어떤 자에게 지혜가 임합니까? 겸손한 자에게 임합니다. 솔로몬이 무엇이라고 말했습니까? 자기는 종인 동시에, 아이라고 했어요. 그래서 출입할 줄조차 모른다고 말합니다. 17세에 왕이 된 솔로몬은 큰 위기감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다스려야할 나라는 크고 백성들은 많은데, 국내문제, 국제간에 문제, 처리해야할 중대사가 태산 같은데, 자기는 어린 아이라 말입니다. 그래서 솔로몬은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지, 지혜를 달라고 기도한 것입니다. 자신의 무지를 아는 사람, 자신의 약함을 아는 사람, 자신의 한계를 아는 겸손한 사람이 기도하게 되고, 기도할 때 지혜를 주십니다.

현대인들은 기도할 줄을 모릅니다. 왜 기도하지 않는 것입니까? 너무나 교만해졌기 때문입니다. 특히 지성인들, 부유한 사람들, 소위 성공한 사람들일수록 자신의 부족을 모릅니다. 자신의 연약함을 몰라요. 다른 사람보다 지혜롭고 능력이 있어서 성공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만심에 빠져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들어야 할 복음은 “너 자신을 알라”는 소크라테스의 말입니다. 그가 살던 시대에 대표적인 지성인들은 이른 바 소피스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마치 모르는 것이 없는 사람처럼 행동했습니다. 이런 오만한 지식인들을 보면서 소크라테스는 마음에 큰 슬픔을 느꼈어요. 그리고 이렇게 쏟아놓습니다. “저 사람들은 아무것도 모르면서, 자기가 모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른다. 내가 저 사람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모른다는 사실만은 안다는 점이다. 너 자신을 알라”고 그들을 충고했습니다.

내 주제 파악을 해야 합니다. 내 분수를 알아야합니다. 내가 서 있는 자리를 알아야합니다. 나의 무지, 나의 약함, 나의 어리석음, 나 자신의 한계를 인식해야합니다. 그것이 지혜입니다. 솔로몬은 “교만은 넘어짐의 앞잡이요. 패망의 선봉이라” 했어요. 그리고, “겸손은 존귀의 앞잡이( 잠15:33)”라는 것입니다. 사도 베드로는 “하나님이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되, 겸손한 자들에게 은혜를 주시느니라.”고 했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둘째로 필요한 것이 듣는 마음입니다. 다 함께 열왕기 상 3장 9절 말씀을 읽어보십시다.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옵소서!” 여기에 나오는 “듣는 마음”은 원어 히브리어 성경을 보면 ‘레브 쉐마’에요. ‘레브’는 ‘마음’이라는 뜻이고, ‘쉐마’는 ‘듣는다’는 뜻입니다. ‘지혜’는 ‘듣는 마음’이 있을 때, 얻을 수 있습니다. 지혜는 듣는데서 온다는 말입니다. 특히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마음을 가진 사람에게 지혜가 임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다”는 말이 있지를 않습니까? 일천 번제를 드리는 솔로몬의 정성을 보시고, 하나님께서는 네가 나에게 무엇을 구하기에 그렇게 정성을 다하느냐? 내가 네게 무엇을 줄꼬, 너는 구하라”(삼상 3:5) 하셨어요. 솔로몬은 구할 것이 얼마나 많았겠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마음을 달라”고 했어요. 그의 지혜는 그가 들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왔습니다.

종교 개혁자 마르틴 루터는 기도대장이었다고 해요. 그는 기도할 때마다 “주여, 말씀하소서! 종이 듣겠나이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지혜를 주기 위해서 무엇을 구하길 원하시는지 아십니까? 오늘 본문 10절 말씀을 보십시오. 다 함께 읽으시겠습니다. “솔로몬이 이것을 구하매 그 말씀이 주의 마음에 든지라” 솔로몬은 ‘듣는 마음’을 구하므로 하나님을 감동시켰습니다. 솔로몬의 지혜와 총명이 그가 들은 하나님의 말씀에서 온 것입니다. 그래서 쓴 책이 잠언, 아가서, 전도서, 많은 시편들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어야 해요. 하나님의 음성을 듣는 자는 하나님의 사람이 됩니다. 앗시스의 성자, 프란시스는 성 다미노 성당 십자가 밑에서 기도하다가 하나님의 음성을 들었습니다. “프란시스야, 너는 내 집을 수리하라. 내 집이 무너져가고 있느니라.” 처음에 그는 이 말씀을 “성당을 수리하라”는 음성으로 들었습니다. 그래서 돌을 가져다가 성당을 수리했습니다. 그런데 거듭해서 하나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것이었어요. “내 집을 수리하라” 비로소 프란시스는 “그 음성이 성당 건물을 수리하라는 말이 아니라, 프란시스 자신을 수리해서 무너져 가는 교회를 바로 세우라”는 뜻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나님 음성을 들어야 깨달음이 생기고, 소명이 생기고, 교회를 개혁하고, 세상을 변화시킬 수가 있습니다.

예수님이 12살 때였습니다. 우리 누가복음 2장 46,7절 말씀을 읽어봅시다. “사흘 후에 성전에서 만난즉 그가 선생들 중에 앉으사 저희에게 듣기도 하시며 묻기도 하시니 듣는 자가 다 그 지혜와 대답을 기이히 여기더라.” 지혜를 얻으려면 예수님처럼 묻기도 하고, 듣기도 해야 합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기 위해서 밤늦도록, 새벽 미명에 기도하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음성을 듣지 않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일하지도 않으셨습니다. 금세기 대표적 기독교 영성의 거장인 헨리 나우웬은 “예수님은 온 몸이 귀였다”고 말했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음성만 들은 것이 아닙니다. 죄인들의 영혼의 탄식소리도 들으셨습니다. 이 땅에 온갖 피조물들이 죽어 가는 신음소리도 듣고 계셨습니다.

지혜로운 사람이 되려면 세 번째로 필요한 것이 있어요. 그것은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에 최선을 다하는 소명적인 삶을 사는 입니다. 솔로몬은 이렇게 말합니다. “저희는 큰 백성이라 수효가 많아서 셀 수도 없고 기록할 수도 없사오니 누가 주의 이 많은 백성을 재판할 수 있사오리이까? 듣는 마음을 종에게 주사 주의 백성을 재판하여 선악을 분별하게 하소서!”( 왕상 3:8-9) 솔로몬 당시 왕이 하는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백성들의 송사를 구별해 주는, 재판이었습니다. 정의롭고, 공평하게 재판을 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혜가 필요했습니다. 솔로몬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백성들을 위해서 지혜를 구했습니다. 자기 자신의 일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맡겨주신 사명을 위해서 지혜를 구했습니다. 자신의 영광을 위해서가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서 지혜를 구했어요. 그러자 솔로몬은 전무후무한 지혜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프란시스는 기도원에서 수행하는 가운데 내적 고민이 생겼어요. 기도원에서 더욱 수행에 정진해야 하는가? 아니면 세상에 나아가 복음을 증거하고,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가? 하루는 제자 마태오를 불렀습니다. “나의 신실한 두 형제자매인 실바스와 클라라에게 가서 어느 것이 하나님의 뜻인가 물어봐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들이 보내 온 대답은 이러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선생님을 오직 선생님 한 분만을 위해서 만드시지 않고,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만드셨다고 하십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조심해야합니다. 자기가 깊은 은혜의 세계에 들어가게 되면, 주관적인 세계에 빠지게 되고, 그래서 객관적으로 자기 자신을 볼 수가 없게 됩니다. 그럴 때 우리는 가까운 사람들의 조언을 받아드릴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자기가 더 깊은 은혜를 받았다고 해서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자기 주관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성 프란시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옳도다. 주의 뜻을 따라, 내가 내려가리라. 그는 수도에 정진하면서, 세상을 보았고, 그 속에서 들려오는 민중들의 고통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문둥병자를 형제처럼 돌아보았습니다. 굶주린 형제들을 먹이고, 탄식하는 영혼들을 구원하는 성자가 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어떻게 지혜로운 사람이 될 수 있겠습니까?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가져야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주신 사명을 위해 살아야 하며, 기도해야합니다. 그러면 지혜의 근원이 되시는 하나님께서 꾸짖지 아니하시고, 지혜를 후히 흔들어 눌러서 채워주실 것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지혜로 세상을 이기고 승리하시길 축원합니다.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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