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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픔에 좌우가 어디 있는가?

김성 (서울동노회,예수원교회,목사) 2010-06-25 (금) 13:22 13년전 3329  

                                                  배고픔에 좌우가 어디 있는가?



지난 17일(목)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화해통일위원회는 강화도 평화전망대에서 제7회 ‘평화를 위한 남북공동기도회’를 열었습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지난 2003년부터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연맹과 함께 남북의 화해와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회를 가져왔습니다. 작년엔 평양 봉수교회에서 제6회 남북공동기도회를 가졌었습니다. 그러나 올해 제7회 남북공동기도회는 현 정부의 방북불허로 결국 남쪽 그리스도인들만이 참여하는 반쪽짜리 기도회가 되고 말았습니다.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 속에서 104명의 기독인들이 평화전망대에 모였습니다. 강화도 양사면 철산리에 세워진 평화전망대는 왼쪽으론 예성강, 오른쪽으론 임진강이 흘러내려와 한강과 합류하여 서해바다로 빠져나가는 모습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지점에 세워졌습니다. 전망대 앞으로 흐르는 한강 하류 건너편으로 보이는 땅이 황해도 개풍군이고 멀리 개성의 송악산도 바라다 보였습니다.  

이 날 기도회의 설교는 현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복음교단 소속의 전병호 목사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전목사님은 설교에 앞서 자신의 일가친지들도 북한 땅에 살고 있다며 북한 동포들이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을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슬픔이 밀려온다고 했습니다. 한강을 사이에 두고 강화도 양사면과 마주하고 있는 황해도 개풍군은 고작 1.7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은 곳으로 전쟁이 나기 전에는 서로 배를 타고 오가며 시집 장가들었던 아랫마을 윗마을이었다고 합니다. 물이 10m씩 빠지는 간조 때에는 긴 장화를 신고 건너 갈수도 있을 만큼 한 마을이나 다름없이 가까운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강화도 양사면 아랫마을 사람들은 물고기를 잡아다 윗마을에 주고 곡창지대인 연백평야를 끼고 있던 윗마을 사람들은 그 값으로 쌀을 내주며 서로 오순도순 살았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한국전쟁이 터지고 황해도 연백평야 일대에 폭격이 거세지자 아랫마을로 잠시 피난 내려 왔던 윗마을 사람들은 그만 영영 강 건너 고향땅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되었답니다. 강화도에 양사면에 실향민이 많은 이유가 그 때문이라고 합니다.

전병호 목사님은 성서의 요한일서 4장 7절의 말씀을 통해 사랑을 ‘하지 못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는’ 자라며 남쪽의 정부와 교회가 진정 하나님을 알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라면 아무런 조건과 이유를 붙이지 말고 당장 굶주림과 추위에 떨고 있는 북한 동포들을 도와야 한다고 말씀했습니다. ‘먹는 것을 가지고 상대를 위협하고, 배고픔을 가지고 상대를 비굴하게 굴복시키려는 태도야 말로 가장 치사한 짓이요 하나님 앞에 죄’라는 것을 북한동포를 돕는 것을 반대하는 현 정부와 보수적인 한국교회의 그리스도인들은 분명히 알아야 한다고 역설하였습니다. <누구든지 하나님을 사랑하노라 하고 그 형제를 미워하면 이는 거짓말하는 자니 보는 바 그 형제를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보지 못하는바 하나님을 사랑할 수 없느니라. 우리가 이 계명을 주께 받았나니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는 또한 그 형제를 사랑할지니라>(요일4:20-21)

배고픔에 좌우가 있을 수 없습니다. 예수의 정신이 무엇입니까? <오직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고 선대하며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 주라 그리하면 너희 상이 클 것이요 또 지극히 높으신 이의 아들이 되리니 그는 은혜를 모르는 자와 악한 자에게도 인자하시니라>(눅6:35) 원수를 사랑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예수의 정신입니다. 이것은 세상이 한 번도 가져본 적이 없는 혁명적인 정신입니다. 인간의 역사에서 원수는 언제나 저주와 박멸의 대상이었지 사랑과 선대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예수님은 세상을 구원할 수 있는 길은 원수를 무찌르는 총칼의 혁명을 통해서가 아니라 원수를 선대하는 사랑의 혁명을 통해서임을 가르치셨습니다.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그 무슨 구구한 이유와 핑계를 들먹이더라도 예수의 이 정신을 따르지 못한다면 더 이상 그리스도의 교회와 그리스도인이 아닙니다. 사랑에는 조건이 있을 수 없습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함에 있어, 자녀가 부모에게 사랑받기 위해 마땅히 갖추어야 할 그 무슨 조건이 있습니까? 이유가 없고, 조건이 없으므로 사랑입니다. <아무 것도 바라지 말고 꾸어주라> 예수님은 우리가 사랑을 베풀고 누군가를 선대할 때 거기에 구구한 조건과 빌미를 달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사랑은 거래가 아니고 흥정이 아닙니다.

사람의 생명은 이념보다 앞서고 정치보다 우선하는 것입니다. 농촌진흥청의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식량 생산량은 2006년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현재 절대빈곤에 처해 있습니다. 2004년 국제아동기금(UNICEF), 세계식량계획(WFP), 유럽연합(EU)이 공동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7세 미만 북한 어린이들의 영양 상태는 급성영양장애아 7%, 체중미달아 23.4%, 만성영양장애아 37.0%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영양불량 위험수준‘에 해당한다고 밝힐 정도로 북한의 식량부족은 심각한 상황입니다. 반면에 남쪽은 계속되는 풍년으로 쌀이 남아돌아가 재고가 쌓이고 쌀값이 폭락해서 농민들이 아우성을 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현 정부는 집권 이래 단 한 차례도 대북 쌀지원을 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인도주의(Humanity)를 으뜸 기본정신으로 하는 대한적십자사조차도 정부의 눈치를 보느라 단 한 차례도 인도적인 대북지원을 정부에 요청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이런 일이 명색이 장로대통령과 S교회 출신들이 정권의 실세로 대거 포진해 있는 정부 아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인지 참으로 부끄러운 노릇입니다.

한국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생존의 위기에 몰려있는 북한 동포를 돕는 일에 조건 없이 다시 나서야 합니다. <네 원수가 주리거든 먹이고 목마르거든 마시게 하라…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롬12:20-21) 그것이 정녕 북한을 이기는 길이고 예수의 정신을 따르는 길입니다.

(2009.12.19)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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