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장 신년사
“온 생명을 살리는 예수 그리스도”
다사다난했던 2007년 한 해가 가고 2008년이 밝았습니다. 올해도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은총과 평강이 온 세계에 충만하시길 기도합니다.
지난 해 끝자락에서 우리 모두는 안타까운 심정으로 한 해를 마감해야 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대기업이 거액의 비자금을 만들어 검찰 언론 등에 조직적으로 뇌물을 뿌려온 의혹이 상당한 근거를 갖고 제기되어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했습니다. 또한 17대 대통령 당선자는 주가조작과 사기 사건에 연루되어 특검의 조사를 받아야하는 상황을 맞고 있기도 합니다. 특별히 12월초 태안 앞바다에서 1만톤 이상의 원유가 유출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여 우리 모두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 모두에게 큰 아픔을 주었습니다. 지금까지 수십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기름 제거를 위한 봉사활동을 벌였지만 원상회복은 요원하기만 합니다. 또한 그로 인한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지, 어느 만큼의 시간이 지나야 청정해역의 본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지는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혼돈스러운 역사의 현장에서 우리는 “온 생명을 살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절실하게 고백할 수밖에 없습니다.
1. 평화와 통일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는 교단이 되겠습니다.
2008년은 우리 민족의 역사에 있어 대단히 중요한 한 해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난 해 10월 제2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한반도에 화해와 협력의 기운이 어느 때보다 드높아졌습니다. 이제 우리 민족은 지난 60여년 분쟁과 대립의 역사를 종식하고 평화와 통일의 길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우리 교단도 모든 역량을 집중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장 평화공동체운동본부에 대한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 드립니다.
2. 사회 전 영역에서 진정한 민주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이제 교회는 정치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교육, 언론, 경제 등등 우리 사회의 전 영역에서 진정한 민주화가 실현될 수 있도록 기도하며 힘써야 하겠습니다. 특별히 경제지상주의, 성공만능주의가 휩쓰는 세태 속에서 참된 하나님의 뜻을 숙고하고, 신자유주의 광풍 속에 쓰러져가는 이 시대의 소외된 이들을 돌아보는 일에 더욱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교단 내부적으로는 ‘3000교회를 위한 기장비전 2015 운동’이 구호만이 아닌 실천적 선교운동으로 널리 전개되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기장 교회 하나 하나가 ‘건강한 교회 튼튼한 교회’로 각각의 현장에서 뿌리내려 갈 수 있도록 총회-노회-교회가 협력하는 새로운 선교 모델을 만들고자 합니다. 그리하여 우리 기장 공동체가 작지만 강하고 역량 있는 교단으로 한국교회와 사회 속에서 그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운동을 펼쳐가겠습니다.
3. 상생과 나눔의 정신이 풍성해 지도록 힘쓰겠습니다.
사회선교, 해외선교, 생활보장제, 사회복지 등등 기장 선교의 전 영역에서 공동체 의식이 뿌리내리고 상생과 나눔의 정신이 풍성해짐으로써 무한경쟁, 양극화의 세상풍조에 맞서 하나님나라의 신비를 미리 맛보는 교회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자유와 평등, 정의와 사랑, 평화가 넘치는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위한 기도와 행진을 이어가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맘몬의 우상이 지배하는 시대에 새로운 소망의 빛을 비추는 진정한 ‘생활신앙’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
예수께서는 “온 생명을 살리는 그리스도”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소외와 절망 속에 쓰러져가는 약자들을 살리고, 세속적 성공주의에 상처받은 연약한 영혼을 살리고, 인간의 욕망으로 인해 죽어가는 하나님의 피조물들을 살리기 위해 오셨습니다. 2008년 새해 벽두에 온 생명을 살리고자 고난의 현장으로 향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뒤를 따르는 우리 기장 공동체가 되길 기원합니다.*
2007년 12월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 임명규 목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