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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뚝 박은 시골 목사

김창환 (서울남노회,강서교회,목사) 2020-12-02 (수) 13:40 4개월전 517  


    말뚝 박은 시골 목사
    따르릉... 따르르릉...
    다급한 성도의 방문 요청에
    맨 발로 달려가 보니
    기다리는 건 병든 송아지 한 마리.
    안타까움에 일그러진 성도의 얼굴
    얼뜰결에 송아지 머리잡고 기도했다.
    그리고 난 그 교회에
    처음으로 말뚝을 박았다.
    부임하고 맞이한 첫 주일.
    고장 난 앰프 끝내 손 못보고
    고래고래 소리내어 예배 마치고,
    집으로 돌아간 성도들의 전화. 전화. 전화.
    목사님! 온 마을에 소리가 다 나갔어요.
    앗차! 외부 스피커로 온 마을에
    생방송된 예배 실황 가난한 성도. 
    가을에 추수하여 방앗간 기계에서
    처음 떨어지는
    알곡 한 말을 자루에 받아
    어깨에 매고 교회로 달려오는데
    성도의 검게 탄 얼굴 사이로
    흰 이가 빤짝 거린다.
    그날 내 마음엔 눈물의 강이 생겼다.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새벽 아침 방문 앞
    헌 신문지에 쌓인 이름 모
    산나물 한 봉지 별 것
    아니어서 드리기 민망해 살며시
    두고 간 이름 모를 성도의 정성,
    그 마음이 감사해 내
     마음 눈물의 강에 꽃이 피었다.
    겸연쩍게 내 미는 까만 비닐봉지.
    그 속엔 파란 풋고추 하나 둘 셋...
    중학생 아들 녀석 점심 찬으로 삼기 전에
    버선 발로 달려가 텃 밭에서
    딴 처음 열매라고
    말 끝을 내리는 성도의 마음에
    난 또 하나의 말뚝을 박았다.
    까만 얼굴 피곤한 모습 논 일
    끝내고 찾아온 예배당.
    그들을 바라보며 처음으로
    내 얼굴 희지않고 검음에 감사...
    그리고 마음의 짐을 조금 벗었다.
    부임한지 팔년 만에 학생회 사라지고
    주일학교 사라지고...
    동네엔 아이들의 재잘거림이 줄어들고
    예배당 빈 좌석은 점점 늘어 가는데
    이 모두가 못난 목사의 책임인 양
    교인 보기에 민망하고 주님 보기 죄스럽다.
    죄인이 따로 없는 목사의 마음.
    아빠가 최고인양 자라난 아이 어느새
    철이 들어 눈치는 빠싹한데 애서 외면하고
    어깨에 힘 줘 보지만 감출 수 없는 시골교회
    아빠 목사의 처진 어깨는
    엇으로 감춰야 할 거나...
    무더운 피서 철의 예배시간
    피서 길에 어쩌다 들른 도시교인...
    수억의 예배당에 시설은
    어쩌구 저쩌구 자랑이 늘어 갈수록
    내 모습은 점점 작아지고
    내 얼굴 검음이 부끄러움 되어
    쥐구멍을 찾는다.
    오늘은 어린이가 주인공인 어린이 주일.
    주인 없는 시골교회 설렁함만 더하고
    힘 없이 내려와 인사하는데
    구십을 바라보는 할머니 집사님
    못 난 목사 손 잡으며 하는 말
    “내 죽을 때 까지 가지 마세요!”
    그 애뜻함 내 마음 적시고
    가슴 아린 감사함에 오늘도 하루를 접는다.
    내 나이 마흔 하나.
    오늘로 부임한지 만 팔년이 되었다.
    아직 시골교회 말뚝을 박기는 이른 나이
    도회지 나가서 목회 하고픈 마음
    아직도 간절하고,
    이 궁색함 면하고픈 마음 간절한데
    어느새 내 손엔 또 하나의 말뚝이 들려있다.
                    쾅! 쾅! 쾅!                                                                               
           - 행복한 예수님의 사람들에서  -

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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