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을 따라, 도시의 광야로 나아갑시다. 부활절을 앞두고 우리는 또다시 사순절을 맞이합니다. 사순절은 부활주일까지 주일을 제외한 40일간의 기간을 말
합니다. 40이란 숫자는 옛것이 죽고 새로운 것이 태어나는 하나님의
구원과 관련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 기간동안 주님을 따라 광야로 나아갑니다. 광야에서 우리는 홀로 하나님 앞에 서게 되고, 정직하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됩니다. 나의 은밀한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욕망과 두려움, 의심과 유혹, 증오와 폭력을 인식하게
됩니다. 분주한 생각과 일에 파묻혀 살아가는 일상의 삶속에서는 미쳐 몰랐던 자신의 껍데기와 가짜를 아프게 직시해야
때가 바로 이때입니다. 자신의 진실을 제대로 인식하기만 하면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치유를 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을 대면 하기 위해 사순절 동안 이 묵상집을 도구 삼아 홀로 있는 침묵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우리의 침실, 서재, 전철, 자동차 운전석이 혹은
사무실의 어느 한 공간이 나의 골방이 되고 광야가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이 소란스러운 도시의 한가운데서 우리는 나만의 골방과 광야를 찾아야 합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무언가에 끌리며 자신의 욕망에 시달리는 우리 자신을 넘어선 곳에서 우리를 기다리시는 부활의 주님을 만나야 합니다. 복된 사순절과 부활절이 되시기를!
한국샬렘영성훈련원 공동대표 박경조 주교(대한 성공회) 조경열 목사(아현감리교회) --------------------------------------------------------
이 묵상집은 한국교회의 '다양성속의 일치'를 꿈꾸면서, 감리교,장로교,침례교,성공회 등의 다양한 교단적 배경을
지닌, 목회자, 수도자들이 함께 필진으로 참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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