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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 부흥 주도 임실전원교회

이상호 (대전노회,공주세광교회,목사) 2015-12-21 (월) 21:05 8년전 4801  

35명 ‘노인 교회’를 130여명 ‘젊은 교회’로

노인들이 부흥 주도 임실전원교회… 금가락지 팔아 아름다운 성전 지은 ‘믿음의 노익장’…

입력 2015-12-20 20:50 수정 2015-12-20 22:44

 

[‘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35명 ‘노인 교회’를 130여명 ‘젊은 교회’로 기사의 사진
흰 눈이 내린 겨울날 임실전원교회의 모습. 임실전원교회 제공

 

지난 16일 전북 임실군 관촌면 임실전원교회(최형 목사)를 찾아가는 길. 택시기사가 “여기가 교회예요”라고 말해주지 않았다면 그냥 지나쳤을 법한 건물 앞에 차를 세웠다. “아름답다”는 탄성이 절로 나왔다.

너른 들판 가운데 배를 연상시키는 건물이 발걸음을 잡아끌었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니 저마다 다른 크기의 창문으로 들어오는 빛이 실내를 포근히 감쌌다. 높은 천장과 강대상 뒷면의 큰 창문 덕에 교회가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듯한 느낌을 줬다. 튀지 않는 연녹색 의자와 잔잔한 조명이 마음을 차분하게 하면서도 평안하게 만들었다.

“대부분 시골 교회는 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요. 저희는 누구나 찾아올 수 있는 교회를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노인들이 많지만 주저앉기보다 오히려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배처럼 동적인 느낌으로 지었습니다.”

2009년 6월 43세에 부임해 1년여 만에 교회를 건축한 최형 목사의 설명이다. 그가 아내 전윤희 부목사와 함께 부임했을 당시 교회는 지금의 위치가 아니라 마을 가운데 있었다. 당시 교회에는 교인 35명이 나왔다. 70%가 65세를 넘긴 노인이었다. 

“평생 교회를 새로 지었으면 좋겠다고 기도는 했지만 어느 목사님도 그걸 진짜로 할 생각은 못 했다니깐. 그런데 젊은 목사가 와가지고는 겁도 없이 저질러 버렸당께.”  

평생 교회를 섬겨온 한 권사는 이렇게 회고했다. 젊은 목사의 열정에 감복한 박복여 임남례 권사는 “이거라도 내겠다”며 헌금 봉투에 금가락지를 넣었다. ‘나도 건축을 위해 뭐라도 하겠다’는 마음이 교인들 사이로 번져나갔다.

기존 교회 건물을 귀농한 교인에게 팔고 건축헌금을 보태 교회 건축을 시작했다. 재능기부를 받아 최 목사의 바람대로 역동적인 모습으로 교회 설계를 하고, 직영 건축을 해서 건축비를 아꼈다. 당시 ‘병’과 ‘암’을 연상시키는 병암교회라는 기존 이름을 버리고 공모를 통해 ‘임실전원교회’라는 새 이름도 붙였다. 최 목사는 “전원은 단순히 시골이라기보다 하나님의 동산, 에덴동산이라는 의미를 넣은 것”이라고 말했다. 2010년 10월 입당 예배를 드렸다.

교회가 달라지자 교인도 달라졌다. “옛날 교회는 너무 추워서 교회에 있으면서도 집 생각이 났는데 지금 교회는 자꾸만 오고 싶어졌다”는 권사부터 누가 묻지 않았는데 “저기가 내가 다니는 교회”라고 자랑하는 학생까지 생겼다. 건축 1년 만에 교인이 60명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무엇보다 노인들은 교회에 안 나오던 자녀들을 데리고 오기 시작했다. 젊은 사람들이 조금씩 늘자 최 목사 부부는 교회학교를 시작했다. 처음에 교인들은 “우리 동네에 무슨 아이들이 있느냐”며 손사래를 쳤다. 최 목사는 자녀 둘을 등하교시키는 길에 이웃의 아이들을 함께 태우고 다니기 시작했고 자연스레 아이들을 교회로 인도했다. “아니, 이 아이들이 다 어디서 왔다냐”라면서 권사들이 나와 밥을 해주고 간식을 챙기며 도맡아 일했다.

지금은 교회학교에 30여명, 중고등부 6명, 청년 7명이 나오고 있다. 장년과 노인을 합쳐 87명이 나오면서 총 인원이 130명을 넘었다. 이렇게 애써 세운 교회가 노인들이 떠난 뒤 텅텅 비면 안 된다는 마음에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노년 교인들이 나서서 다음세대 전도에 앞장섰다고 한다. 교회는 지역아동센터도 운영하고 ‘봉숭아 꽃잔치’라는 지역 축제까지 자체적으로 해냈다. 

“일부 농촌교회에는 65세 이상 노인만 있는 교회도 있어요. 대부분 자체적으로 무언가를 새로 할 수 없고 밖에서 도움을 받아야만 한다고 생각하지요. 하지만 그렇게 주저앉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나이는 먹었지만 지금도 무언가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자아상을 심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노인들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교회에 대한 자부심을 찾게 된 것 같습니다.” 최 목사가 밝힌 임실전원교회의 노인목회 성공 비결이다.
궂은일 솔선수범 ‘머슴목회’로 교인들 사랑 듬뿍

아내 전윤희 부목사와 동역… 부부목회 롤모델로 꼽히는 커플

[‘저출산·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최형 목사, 궂은일 솔선수범 ‘머슴목회’로 교인들 사랑 듬뿍 기사의 사진
임실전원교회 최형 목사와 아내 전윤희 부목사가 지난 16일 교회 사무실에서 나란히 포즈를 취했다.
 
임실전원교회에서 만난 한 교인은 “교회에 못 보던 사람이 나타나면 우리 목사님 어디 다른 교회로 모셔 가려고 온 거 아닌가 가슴이 철렁해요”라고 말했다. 교인들은 온유한 성품과 성실한 스타일의 최형 목사에 대한 신뢰감을 감추지 않았다. 

신뢰받는 비결을 묻자 최 목사는 ‘머슴목회’를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 교회에 궂은일이 생기면 알리는 대신 혼자 조용히 알아서 해 버린단다. 누군가 알아주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노인들이 많은 농촌교회를 섬기면서 목회자의 권위를 세우는 방법은 본인이 솔선수범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교인 절반이 65세 이상의 노인이지만 노인목회의 특수성을 고려하는 대신, 목회자의 인격과 교인의 신앙훈련이라는 본질을 더 중시한다. 노인을 위한 복지프로그램을 따로 운영하지도 않는다. 복지 차원에서 목회에 접근했다가 본질을 놓치고 변질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설교도 원칙적이고 신학적인 부분에 집중해서 하고 있다. 노인들이 많다고 쉬운 예화나 세상 이야기를 빙빙 돌려가며 설교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다소 어렵게 생각하던 노인들도 “우리 목사님은 설교도 잘 한다”며 자랑스러워한다.

아내 전윤희 부목사와 동역하는 점이 큰 힘이 됐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소속인 두 사람은 부부목회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 롤모델로 꼽힌다. 최 목사는 전남 목포에서 청년 시절, 교회에 전도사로 부임했던 전 부목사를 처음 만났다.  

결혼 뒤 부부공동목회의 꿈을 품어왔던 두 사람은 지금 임실에서 그 꿈을 마음껏 펼치고 있다. 최 목사가 앞에서 목회를 이끄는 동안 전 부목사는 뒤에서 세심하게 교인들을 챙긴다. 부부는 부임했을 때 노령 교인이 많아 선교 전략에 적잖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모였다면 하기 힘들었을 일을 부목사라서 자연스럽게 할 수 있었다. 여름성경학교 식단표를 짜는 것부터 시골 노인 특유의 선입견을 바꾸는 교육까지 다양한 역할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전 부목사는 노인들을 교회 일에 참여하도록 격려하고 끌어들이는데 기여했다. “난 아무 것도 할 줄 모른다”는 노인들에게 “70세면 7살, 80세면 8살”이라면서 “아직 10살도 안 됐으니 잘 모를 수 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다”고 격려하며 노인들과 함께 교회를 섬기고 있다.  

임실=글·사진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 연중기획으로 '저출산. 고령화' 극복하는 교회들 시리즈12로 우리 기장교회가 소개되어 기쁜 마음으로 나눕니다. 최, 전목사님과 임실전원교회에 감사하고 축복합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최형규(익산노회,신기교회,목사) 2015-12-25 (금) 00:32 8년전
우와~ 성탄절을 맞이하며 기쁜 소식전해듣습니다. 전부터 들기만 했는데 이렇게 자료로 보니 더욱 가보고 싶네요~ 최형 목사님, 좋은 모델과 소망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이상호 목사님 좋은 정보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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