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12일 필리핀 슈퍼태풍 피해지역을 다시 방문했습니다.
이번에는 태풍 피해지역 구호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방문한 기장 이주민선교협의회 임원 및 회원들과 함께 타클로반(Tacloban) 다음으로 피해가 심했던 반타얀(Bantayan) 섬을 둘러 보았습니다.
태풍이 지나간 지 한 달을 넘기면서 피해지역들은 기본적인 치안이 회복되고 식수, 식량 등의 긴급구호도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만, 여전히 광범위한 지역에 전기공급이 안되고 있으며 주택 및 시설 복구는 요원한 상황이었습니다.
사진 몇장과 함께 태풍 피해지역 방문보고를 드립니다.
P.S. 지난번 올린 글에서 사진 업로드가 잘 안되어 죄송합니다.
기장 이주민선교협의회 대표단이 필리핀연합교회(UCCP) 서비사야교구 사무실을 먼저 방문하여 심각한 피해를 입은 형제 교단의 고난을 위로하고 격려하였습니다.
반타얀 섬은 세부시에서 차로 3시간 쯤 북쪽으로 올라가 다시 배를 타고 1시간 들어가야 하는 위치에 있습니다. 인구 13만명이 사는 작지 않은 이 섬은 사진에서 보듯 전체 섬이 해발 10m 이내의 평평한 섬이었습니다.
일부 벽만 남기고 완전히 무너진 UCCP 소속 마드리데호스(Madridejos) 교회
초토화된 바나나밭. 수확을 앞둔 바나나 나무들이 다 쓰러지고, 농작물의 99%가 유실될 정도로 주민들의 생계 기반이 완전히 파괴되었습니다.
군청 옆에 있는 실내체육관의 지붕과 벽이 통째로 주저앉아 어마어마한 고철덩어리로 변해버린 현장은 당시 슈퍼태풍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짐작하게 합니다.
저희 일행과 동행한 UCCP 서비사야교구가 준비해간 구호물품 배급 현장 - 준비해 간 물품은 800명 분량인데, 1,000명이 넘는 이재민들이 순식간에 긴 행렬을 만들었습니다.
여전히 태풍의 후유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주민들이지만, 태풍 직후 [Help us] 라는 피켓을 들었던 사람들이 이제 [Thank You]라는 작은 팻말을 나무에 붙여놓은 현장은 순간 짜릿한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