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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1월 26일 (수) 십자가 묵상 - 바보 십자가(김홍한목사)
2025-11-26 06:15:39
묵상 관리자
조회수   127

바보십자가_김홍한목사.jpg

바보

한국현대사의 세 바보를 들라면 바보회를 만든 전태일, 자칭 바보새 함석헌, 타칭 바보 노무현이다. 세 사람은 전혀 다른 인생을 살았지만 공통점이 있으니 자칭, 타칭 바보들이다.
전태일! 1968년 자신들이 너무 바보같이 자본가들에게 착취당해 왔다고 스스로를 비하하며 만든 바보회, 그들은 정말 바보였다. 그리고 스스로들이 바보임을 알고 이제는 바보같이 살지 않겠다고 정말 바보가 되어 제 몸을 불살랐다. 그런데 그 바보의 불똥이 사방으로 튀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바보로 만들었다. 바보 노동자들, 바보 대학생들, 바보 종교인들, 바보 교수들, 바보 변호사들, 바보 전태일의 뒤를 따라 수많은 이들이 뒤를 이어 바보가 되었다. 더 이상은 바보처럼 살지 않겠다고 바보들이 바보임을 거부하는 바보짓들을 거침없이 해댔다. 그리고 그 바보짓을 조금도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함석헌! “信天翁(신천옹)” “바보 새” 신천옹이라는 새 이름이 참으로 특이하다. “하늘을 믿는 늙은이” “翁(옹)”은 “날개 달린 사람” 즉 신선의 모습이다. “하늘을 믿는 늙은 신선” 함석헌은 스스로를 그렇게 표현했다. 그 신천옹이 바보 새다. 큰 바보 새가 하늘을 날 때는 그 모습이 장엄하여 감탄이 절로난다. 그러나 땅에 내려앉으면 제 몸뚱이를 감당하지 못하여 제대로 서지도 못한다. 그 모습이 참으로 바보 같다. 그래서 바보 새인가 보다. 하늘을 높이 나는 바보새 라야 세상을 바로 볼 수 있는가 보다. 바보의 직관으로라야 세상을 바로 보는가 보다. 똑똑한 놈들은 못 본다. 바보라야 본다.

노무현! 2003년에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노무현 대통령을 좋아하는 이들이 그에게 “바보”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다. 그 “바보”라는 별명이 어찌 보면 매우 극찬이다. 그래도 그 별명이 좀 어울리는 구석이 있다. 대통령이 가만히 있어도 권위가 서는데 스스로가 권위를 싫어하니 바보다. 채신없이 안 해도 될 말들을 거침없이 해서 바보다.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가운데 <바보 이반>이 있다. 그 바보 이반이 왕이 되었다. 너무 정직해서 바보, 너무 성실해서 바보, 너무 잘 베풀어서 바보다. 두려움이 없어서 바보다. 도무지 욕심이 없어서 바보다. 무엇보다도 그 안에 거짓이 없어서 바보다.

이 십자가를 “바보 십자가”라 이름하였다. 움푹 패진 모습에 이리저리 채이고 빼앗긴 모습을 담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고 당당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예수야말로 바보중에 바보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 김홍한목사의 <십자가 묵상> 중에서 -

(2023.2.8일, 지난 게시판에 사진이 올라오질 않아 다시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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